'준예산' 가동돼도 쓸 돈이 없다...'셧다운' 불가피

'준예산' 가동돼도 쓸 돈이 없다...'셧다운' 불가피

세종=박재범 기자
2013.11.29 05:45

연내 예산안 처리 불발에 따른 비상조치로 준예산이 가동되더라도 실제 집행할 돈이 없어 사실상 '셧다운(정부잠정폐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지출 등 준예산 지출 요건은 법에 마련돼 있지만 세입 관련 요건은 명시돼 있지 않은 탓이다. 준예산이 비상조치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의미여서 정부의 정상 가동을 위해선 예산안 연내 처리는 필수조건이라는 지적이다.

2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준예산 상황에서는 헌법상 규정되지 않는 국채 발행과 일시 차입이 불가능해진다. 조세 수입만큼만 지출할 수 있을 뿐 차입은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월된 예산이나 들어오는 세금으로만 돈을 쓸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현금 흐름(캐시플로우)에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통상 지출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재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한국은행에서 일시 차입을 하곤 한다. 정부 관계자는 "국채 발행, 일시 차입 등도 예산안의 부수항목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예산안 처리가 안 되면 일시 차입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준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경비는 명시돼 있지만 이 경비를 조달할 방법은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은 데서 오는 결과다.

헌법엔 준예산 집행 가능 경비로 △법률상 지출의무(의무지출)의 이행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관 또는 시설의 유지·운영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계속사업비) 등이 적시돼 있다. 사업비로 고용된 임시직 공무원 등의 월급을 줄 수 없지만 정부기관 인건비 지급은 가능하다는 근거가 됐다.

하지만 지급할 돈을 조달하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들어오는 돈을 쓰면 되는데 1~2월은 세금이 늘어오는 시기도 아니다. 국고내 있는 현금만 사용할 수 있다. 의무지출 규모 등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준예산을 가동해 집행한다는 것은 이론으로만 가능할 수 있다"며 "실제론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가 노력해 비상 상황이 오지 않도록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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