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公기업 개혁'에 역행하는 철도노조 파업

[광화문]'公기업 개혁'에 역행하는 철도노조 파업

박영암 정치부장
2013.12.20 11:19

'공공기관 파티를 끝내겠다'며 개혁의 칼을 꺼낸 정부여당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수서발 KTX 자회사를 설립, 경쟁체제 도입으로 코레일의 17조원 부채를 줄이겠다는 정부방침에 철도노조가 12일째 불법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민영화 전단계라며 이의 철회를 요구하며 불법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철도노조의 강경저항에도 정부여당이 양보할 여지는 거의 없다. 이번에 물러설 경우 향후 공공기관 개혁이 물건너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검찰과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하면서 강경대응하는 것도 이런 사정에 기인한다.

공공기관은 고임금과 과도한 복지혜택으로 '신의 직장'이란 눈총을 받아왔다. 코레일만 하더라도 지난해 7000억원의 영업손실로 세금 57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조합원 월평균 급여는 580여만원에 이른다. 올해 서울지역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여 316여만원보다 83% 더 많은 액수다. 여기다 복지수준도 대기업 이상이다.

신의직장 종사자들의 화려한 삶 한편에는 ‘유리지갑’ 회사원과 자영업자들의 눈물과 한숨이 있다. 소득의 30% 가량을 세금으로 낸 이들 덕분에 코레일 등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별천지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누렸던 과다한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하면 거세게 저항한다. ‘철도의 공공성’을 내세우며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철도노조처럼 온갖 명분으로 기득권 사수에 나선다.

공공기관 파티를 끝내기 위해서 정부여당은 영국 대처정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 있다. 대처정부는 광산노조의 불법파업에는 원칙대응을 고수했다. 하지만 여론과 노조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유화책도 동원했다. 실제 영국통신이나 영국가스 등을 민영화하면서 노조원들을 주주로 참여시켰다. 이같은 조치로 공공기관 노조원들도 민영화에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정부여당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대처정부에 한참 못 미친다. 공공기관 개혁원칙을 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낙하산 인사관행에서 과감히 탈피, 노조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의 무분별한 재정확대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부채의 상당부분이 4대강 임대주택 해외자원개발 등 정부사업을 위탁받아 생겼다는 공공기관의 불만은 일견 타당하다.

실제 코레일도 17조원의 부채중 1조2000억원은 정부방침에 따라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면서 늘어났다. 그런 만큼 정부의 재정팽창을 통제하지 않고서는 공공기관 부채확대와 혈세로 이를 보전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 ‘작은 정부’실현은 공공부채 1000조를 앞둔 한국경제의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공공기관에 따라다니는 신의직장이란 오명은 정치인과 관료 노조 등 3자간 야합의 산물이다. 정치인과 퇴직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가고 노조는 이들의 약점을 잡아 사익을 챙겨왔다. 이런 인사관행이 공공기관을 방만경영과 무책임경영으로 몰고 갔다.

최근 인사에서도 과거의 관행이 되풀이 됐다. 공공기관 개혁을 발표한지 한달도 채 안 돼 정치인 출신이 도로공사와 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내려갔다. 이들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걸 노조의 반발을 누르고 경영혁신을 이뤄낼지 솔직히 회의적이다.

경쟁체제 도입이나 민영화 등에 대해서도 공론화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공공기관은 공공재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방만경영이 어느 정도 묵인됐다. 하지만 공공기관 부채가 나라 빚보다 많은 상황에서 여러 개혁방안에 대한 문호는 열어놔야 한다.

정부는 코레일 노조의 주장에 "민영화 아니다"라는 수세적 대응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공기업간 경쟁은 물론 향후 민간기업과 코레일간 경쟁체제 도입, 나아가 민영화 등도 대안목록에 올려야 한다. 선진국 사례나 포스코 한국통신을 보더라도 민영화가 한국경제를 거덜 낼 악의 화신은 결코 아니다.

공공기관 개혁이 좌절될 경우 우리경제가 떠안을 부담은 실로 막중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도 국내외 불확실성을 한층 키우고 있다. 이번 노조파업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는 공공기관 개혁을 주문하는 것도 한국경제 안팎의 사정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公기업 개혁'이란 철마는 계속 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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