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민영화 없는 '神의직장' 개혁, 성공할까?

[광화문]민영화 없는 '神의직장' 개혁, 성공할까?

박영암 정치부장
2013.11.06 10:45

"공기업은 정말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경영을 한다. 그러면서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무책임한 '묻지마 투자', '방만 경영' 등이 이뤄지고 있다."

야당의원의 질타가 아니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전하진 의원이 공공기관 국정감사를 마치면서 밝힌 소회다. 나라(445조원)보다 빚이 많은 공공기관(493조)의 방만경영과 무사안일을 질타하며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 것.

공공기관들은 이같은 질타를 애써 무시하고 있다.동양(750원 ▼12 -1.57%)STX(3,530원 0%)웅진 등 최근 파산한 대기업들과 달리 재정이라는 튼튼한 원군이 있어서다. "정부에서 세금으로 빚을 갚아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자구노력과는 담을 쌓고 있다. 심지어 개혁요구에 "그럼 공공요금을 올리겠다"며 물가관리에 고심하는 정책당국과 정치권을 협박하기 조차한다.

정책당국과 청와대도 공공기관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강도 높은 공공기관 개혁을 주문했다. 현오석 부총리도 국회답변을 통해 부채가 많은 12개 공공기관을 특별 관리하고 성과급 지급보류 등으로 개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합리화방안'을 발표했다. MB정부 때는 '공공기관 선진화방안'을 내놨다.

대다수 경제전문가들은 선진화나 합리화같은 애매모호한 접근으로는 공공기관을 개혁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MB정부 기재부는 6차례 대책을 발표했지만 공공기관 부채는 오히려 290조원에서 493조원으로 200조원 더 늘어났다.

대신 민영화만한 처방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한다. 공공재의 대명사인 국방과 치안조차 민간영역으로 대체되는 현실에서 수백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공공기관을 그대로 존치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공공기관의 독점을 보장해 주고 퇴임후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등 공생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득권 '3각동맹'을 해체해야 부채문제 등 공공기관 개혁이 가능하다.

과거 경험을 비춰볼 때 공공기관 민영화는 노조와 정치인 관료 등 이해관계자의 격렬한 반발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 그런 만큼 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치밀한 논리와 민영화 부작용을 최소화할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이 관건이다. 특히 고용불안정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우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민영화만이 공공기관의 환골탈태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재부가 발표한 경영효율화 책임경영체제 공공정보개방 등 경영합리화 방안도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잘 설계된 민영화는 효율적이고 경쟁적인 시장활성화에 필수적이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권고처럼 민영화가 공공기관 병폐를 치유하는 근본대책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예산낭비는 용인수준을 넘어섰다. 290여개 공공기관은 지난해 이자로 6조8000억원을 지불했다.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대지급한 이자만 해도 4600여억원에 달했다. 국가채무 이자가 올해 2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이자도 적잖은 부담이다. 더구나 내년부터 공공기관 부채를 국가채무에 포함할 경우 1000조원에 달하는 공공부문 부채는 국가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공공기관 민영화를 보다 더 강력히 추진해야 할 이유가 더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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