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도 8시간 모는데, 기관사는 3시간?"(종합)

"조종사도 8시간 모는데, 기관사는 3시간?"(종합)

세종=김지산 기자, 이현수
2013.12.26 16:20

노조, 자기개혁안 마련해 대화 임해야..현부총리 "'밥통 과장 아니다"

"노조도 민영화 문제를 떠나 적자를 해소하고 경영을 혁신할 수 있는 '셀프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한 말이다. 정부의 철도파업 강경대응을 비판하는 야당 역시 철도노조의 '기득권 포기'가 병행되지 않고는 대화와 타협이 힘들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철도노조가 수서발KTX 설립 철회만을 외치며 정부에 대해 '대화의지 부족'을 비판할게 아니라 코레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불합리한 근로행태나 과도한 복지와 대우 등에 대한 개혁방안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철도노조원들의 근로조건은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월등하게 낫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철도 기관사들은 월 165시간을 근무한다. 이 시간에는 열차 운행 시간 이외 사무실 대기시간, 운행에 필요한 준비 시간 등이 모두 포함됐다.

코레일 노사는 노사합의를 통해 근로기준법과 별개로 KTX 기관사의 실제 운행시간을 총 근무시간의 50% 이내로 제한했다. 그 결과 KTX 기관사들의 월 순수 열차 운행시간은 82.5시간 이내로 한정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순수 열차 운행시간은 990시간. 이는 항공기 조종사의 연간 비행시간 1000시간을 밑돈다. 최장 운행시간도 차이가 난다. 코레일 기관사들은 3시간 이내에서만 운행을 하는 반면 항공기 조종사들은 8시간이 제한 시간이다.

3시간1분~3시간11분이 걸리는 서울~부산간 KTX를 예로 들면 단지 '1분' 차이로 동대구역에서 교대를 한다. 이 때문에 기관사가 더 투입되고 중복되는 시간은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돼 인건비로 계산된다.

월 165시간 근무 기준과 무관하게 월 단위로 사전에 기관사들에게 고지하는 운행계획(계획교번)에서 벗어나면 추가근무수당이 붙는다.

코레일에 따르면 월 평균 기관사들의 근무시간은 160시간 안팎. 사정으로 A기관사가 운행을 못해 B기관사가 대체 투입되면 B기관사의 총 근무 시간이 165시간 이내라도 대체 근무시간은 모두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는다는 말이다.

현재 코레일은 시간외 수당으로 8시간 이내 승무(대기시간 포함)에는 통상임금의 1.5배, 8시간 이상은 2배를 준다. 이런 식으로 법적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한 달에 3번 임시열차를 승무하면 70만원정도 수당을 받는다.

안전 운행과 크게 관계가 없는 열차팀장도 기관사와 똑같은 근로기준을 적용받는다. 이들은 열차 1편당 한 명씩 탑승한다. 반면 코레일 자회사 소속인 여성 승무원들은 이런 기준 없이 열차 운행 내내 근무를 한다.

입사 이후 아무리 큰 과실을 범해도 24년간 차장(3급)까지 승진이 보장되는 '자동승진제'도 유례가 없는 특권이다. 철도청이 2005년 철도공사로 전환하면서 노조 달래기용으로 단체협상에서 맺은 내용이다.

올 8월 말 대구역에서 신호를 지키지 않는 바람에 KTX와 무궁화호가 충돌한 사건의 책임 당사자인 4명의 직원들이 집행유예나 벌금형 처분을 받더라도 차장까지 승진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업무상 과실로 보통의 회사 같으면 파면감이지만 코레일에서만큼은 예외다. 이 사고로 승객 18명이 다치고 열차 파손 등 125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직위해제라고 해봐야 최고 정직 처분이고 30만원 안팎의 금전적 손해 외에 불이익이 거의 없다"며 "해임이나 파면 등 중징계 대상자 외에 모든 직원들이 아무리 파업을 오래 해도 차장까지 승진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서발KTX 설립 이후 월 82.5시간 운행이나 자동승진제 같은 단체협상을 체결하지 않음으로서 코레일과 원가 구조와 확연히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방만경영의 핵심으로 지적돼온 임금 거품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노조에 특권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현 부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에서 "코레일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47.5%로 30% 내외인 외국 철도회사보다 대단히 높다"며 "한 번 입사하면 평생이 보장되는 것은 물론 직원 자녀에게 고용이 세습되기도 한다. 신의 직장이고 철밥통이라는 국민들의 비난이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레일과 수서발KTX가 경쟁하면 두 회사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고 원가구조도 투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방만경영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매년 메워야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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