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주식 투자 수요와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맞물리며 전월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다. 6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4년 8월 이후 가장 컸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89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6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5월 6조9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은행 가계대출만 기준으로 보면 2024년 8월 9조2000억원 증가한 이후 최대 폭이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이 동시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 3조2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전세자금대출은 7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4~5월 수도권 주택거래량 증가와 기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가 주담대 증가세를 이끌었다.
기타대출도 3조3000억원 늘었다. 전월 3조7000억원보다는 증가 폭이 소폭 줄었지만,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에도 개인의 주식투자 확대 영향이 이어지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상당폭 증가했다. 5월에 이어 이른바 '빚투' 수요가 은행권 가계대출을 밀어 올린 셈이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4월에 늘어난 주택 거래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했고 기타대출도 주식 투자 관련 자금 수요 등으로 상당 폭 늘어나면서 6월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8조원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대출은 6월에 통상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로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에 이어 전반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향후 가계대출 흐름도 주택시장과 증시에 좌우될 전망이다. 박 차장은 "수도권 주택시장을 보면 수급 우려 등으로 서울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연율로 환산할 경우 10%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 거래량도 장기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주택 구입 관련 대출은 당분간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타대출도 개인들의 주식 투자 상황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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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 감소세에 대해서는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 수요로 옮겨가는 흐름도 언급했다. 박 차장은 "전세대출이 줄어드는 데에는 전세 거래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있고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부분도 있다"며 "일부 전세 수요가 외곽 지역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모습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증가 속도는 둔화됐다. 6월 은행 기업대출은 5조1000억원 늘었다. 전월 10조6000억원에서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중소기업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과 일부 특수은행의 대출 공급 감소 영향으로 증가 폭이 5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대기업대출은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에도 회사채 상환 자금 등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며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은 위축됐다.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으로 2조9000억원 순상환을 기록해 전월 1조1000억원 순상환보다 순상환 규모가 커졌다. CP·단기사채도 반기말 단기부채 상환 등의 영향으로 1조7000억원 순상환됐다.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와 주가 변동성이 모두 커졌다. 국고채 금리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기대 강화로 큰 폭 상승했다가 6월 중순 미국·이란 종전 잠정 합의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하며 상승 폭을 줄였다.
코스피는 반도체 경기 호황과 미국·이란 종전 기대 등으로 지난달 22일 9114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 영향으로 상당폭 조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