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전무'한 노사정위, 통상임금 입법 논의는 누가?
"노사정위원회에서 유감을 표명할 사안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향력 있고 책임 있는 기관은 현행법을 누구보다도 준수해야한다. 민주노총 사무실에 대한 경찰의 진입과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행위는 양상이나 정도의 문제는 논란이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법 집행은 정당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이 철도파업 관련 민주노총 사무실에 경찰력이 투입된 것을 두고 8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말은 이미 노사정위에 등을 돌린 노동계의 화를 돋운 꼴이 됐다.
이 발언에 대해 민주노총은 곧바로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식물상태인 노사정위를 명목상 유지해 주던 한국노총이 결국 불참을 결정한 원인이 경찰의 민주노총 난입인데 김 위원장이 그것을 정당한 행위였다고 한다"며 "이는 노사정 대화나 사회적 타협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를 떠난 이후 14년 11개월 동안 노사정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한국노총이 노동계 대표로 참여해 노사정위는 '구색'은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노총도 지난해 말 경찰이 철도노조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에 난입한 것을 계기로 불참을 선언했다. 이로써 노사정위에 남은 노동계 위원이 1명도 없게 된 것. 노사정위는 '팥소 없는 찐빵'이 됐다.
노사정위는 한국노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1월말 한국노총의 임원 선출이 끝나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노사정위에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생각은 정반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부가 (민주노총 공권력 투입에 대해)공개사과하지 않는 이상 노사정위에 복귀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대법원에서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판결났다. 정부와 노사정위는 임금체계 개편 논의 창구를 노사정위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데 대한 논의를 앞장서야 하는 기관이 노사정위다. 이밖에도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사회안전망 구축 등 굵직한 현안들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각종 노동 현안들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패키지딜' 방식의 '사회적 대타협 추진계획'을 밝혔지만 노동계 없이는 타협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법적으로는 과반수 출석과 3분의2의 찬성으로도 의결할 수 있다"면서도 "노사정위는 협의체지만 합의를 통해 의결해왔다는 점을 존중해 노동계 없이는 의결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테이블에 좋은 음식들을 차려 놓아도 즐길 사람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