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오석 경제팀의 2년차 징크스

[기자수첩]현오석 경제팀의 2년차 징크스

세종=우경희 기자
2014.02.26 14:17

"경제팀 2년차의 시작이 너무 가혹하네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념 담화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25일, 기획재정부 직원의 말이다. 3개년 계획 자료 배포 예고와 번복, 부처 합동브리핑 돌연 취소와 오보 속출 등으로 기재부도 취재진도 일대 패닉을 겪은 뒤였다.

현오석 경제팀 2년차의 첫 출발은 깔끔하지 않다.

공들여 만들어낸 계획안이 가위질로 잘려나갔다. 현 부총리는 조원동 경제수석 등이 배석한 최종 조율 테이블엔 앉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과 집행은 각 부처가 맡지만 이를 조율하고 이끌어가는 건 기재부다. 그런데 기관차 역할을 해야 할 기재부가 권위에 큰 상처를 입었다.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는 물론, '윗선'과 조율이 전혀 안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 섞인 자조가 조직 안에서 나올 정도다.

부총리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도 보인다. 25일 나온 대통령 담화문은 3개년 계획의 원전이 됐다. 이 담화문을 대통령이 직접 고치고 또 고쳤다는 후문이다. 기재부는 담화에 맞춘 자료를 만드느라 대통령이 마이크에 서기 직전까지 허둥거렸다.

경제팀의 '소포모어(2년차) 징크스'는 비단 기재부만의 얘기가 아니다.

해수부는 장관이 낙마했다. 대통령이 아무리 "개각은 없다"고 해도 여론은 거스를 수 없다는게 확인됐다. 공정위는 낙하산 파문에 숨 죽이고 있다. 불공정 인사압력 의혹으로 전임 장관이 조사까지 받았다.

징크스의 배경은 부처마다 다르지만 문제의 기저에는 여전히 소통부재가 똬리를 틀고 있다. 부처간, 실국간 각자 업무에 매몰되다 보니 균형은 커녕 곳곳에서 펑크가 난다. 3개년 계획 발표를 놓고 발생한 파열음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기재부를 탓할 일도, 기재부가 청와대 핑계를 댈 일도 아니다. 어떤 벽이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6월 지방선거까지 개각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마음을 놨다간 어느장관이 윤진숙 장관의 뒤를 따라 짐을 쌀 지 모른다. 소통 부재의 진원지가 된 청와대 경제라인도 마찬가지다.

2년차 징크스는 2년차에 그쳐야 징크스인 법이다. 정권엔 3년차가 있지만 경제팀에도 3년차가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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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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