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보수 진영이 각각 단일 후보를 확정했지만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단일화 경쟁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독자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표 분산 가능성도 커졌다. 경기 지역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강신만·한만중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는 28일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추진위원회'(추진위)의 경선 절차가 불공정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앞서 추진위는 지난 23일 시민참여단 투표 100%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해 현 서울시교육감인 정근식 예비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다. 총 1만7559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정 예비후보는 과반 득표를 기록했다.
강신만·한만중 예비후보 측은 경선 전후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약 6000명의 시민참여단이 가입비를 냈음에도 투표 링크를 받지 못해 선거인단에서 제외됐다는 의혹 △개표 과정에서 후보자와 대리인의 참관이 제한됐다는 의혹 △투·개표 이후 선거인단 명부 확정 과정에서 중간 데이터가 삭제됐다는 의혹 등이다.
한 예비후보는 단일 후보 발표 직후 부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며 독자 출마 의사를 밝혔고 강 예비후보는 정 예비후보의 '단일 후보' 명칭 사용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같은 경선에 참여했던 강민정 예비후보 역시 시민참여단 검증 절차가 미흡했다며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모든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투표 종료 시점에 맞춰 개인정보를 삭제한 것은 사전에 고지된 사항"이라며 "특정 후보의 표만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보수 진영에서도 단일화 결과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류수노 예비후보는 윤호상 예비후보의 단일 후보 확정에 반발해 여론조사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단일화 협의체가 채택한 '무선전화 ARS(자동응답시스템) 100%' 방식에 동의한 적 없다는 이유에서다.
경기 지역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안민석 예비후보를 단일 후보로 확정했지만 경선에 참여한 유은혜 예비후보가 선거인단 대리 등록 의혹을 제기하며 이의를 신청했다. 유 예비후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후보 확정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자 출마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정당이 아닌 시민단체 주도로 단일화가 추진되면서 공정성과 운영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실제로 교육감 단일화 기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법적 관리 체계 밖에 놓여 있다.
독자들의 PICK!
강신만 예비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진위가 자체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이미 폐기해 이의 신청을 기각할 정도의 여건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 행위를 조사하도록 추진위 차원에서 직접 수사를 요청하는 게 맞는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경우 진영 내 후보 난립으로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재보궐선거에서도 보수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하며 표가 갈렸다. 당시 조전혁 후보가 단일 후보로 선출됐지만 윤호상 예비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하며 결집이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