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투명성 높이고 교육용은 내리고...

전기요금, 투명성 높이고 교육용은 내리고...

세종=정진우 기자
2014.05.25 13:09

정부, 공공요금 산정기준 개선...교육용 전기요금은 4% 인하 "찜통교실 사라진다"

정부가 지난 2005년 이후 9년만에 '전기요금 산정기준(기획재정부 훈령)'을 바꾼건 공공서비스 환경이 크게 바뀌고, 요금조정 절차의 투명성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한국전력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 등 전력회사들은 사업을 해외로 확장했고 전기공급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해외 실적까지 전기요금에 반영됐다. 국회를 비롯해 일각에선 "원가산정 기준이 불분명해 총괄원가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해왔다.

◇전기요금 투명성 높인다=2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런 지적에 따라 전기요금을 비롯해 공공요금 산정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원가검증 체계를 강화했다. 2012년 말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합통으로 태스크포스팀(TF)를 구성하고, 주요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공공요금 산정기준' 개정을 추진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06년 공공기관들의 전체 사업 매출액 중 본연의 업무를 제외한 비규제서비스 매출액 비중이 14%에 불과했지만, 5년 후인 2011년엔 36%로 대폭 늘었다. 또 자회사 등 관계회사도 같은 기간 36개에서 99개로 크게 증가했다. 규제·비규제서비스 구분 기준이 없는 탓에 합리적인 요금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 과정에서 공공요금 중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전기요금이 핵심 타깃이 됐다.

전력회사의 경우 전기요금 산정 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 외에 해외사업까지 고려가 됐다. 해외발전사업과 해외원전사업, 해외자원개발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요금에 반영됐다는거다. 또 KBS수신료 징수업무나 자회사 분담금과 같이 전기공급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항목들이 많았다. 이러다보니 전기요금 산정시 총괄원가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요금산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과 전기요금 현실화는 별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기요금을 두차례(1월 4%, 11월 5.4%) 인상했지만, 여전히 원가보상률은 95%(100원어치 팔면 95원만 받음)에 불과해 전기를 손해보면서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 압력 우려에 따라 인상 자제 분위기가 형성돼 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한 탓에 해마다 여름과 겨울철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고위관계자는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원가의 투명성을 높이는 건 국제회계기준에도 맞고, 합리적인 전기요금 결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면서도 "지금도 저렴한 전기요금의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요금의 투명성은 높이되 전기요금 현실화도 신경써야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찜통교실 사라진다"=정부는 이날 교육용(초·중·고교) 전기요금을 4% 내리기로 했다. 교육용 전기요금(기본요금 요율 제외)이 직접적으로 내린건 지난 2005년(15.3% ↓) 이후 9년만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시 전기요금 부담완화를 위해 학교 운영비를 1004억원 증액, 각 학교에 지원키로 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하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로 초·중·고교의 전기요금 부담은 연간 1340억원 줄어, 기존보다 약 25%의 요금부담 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는 오는 6월1일부터 적용되는데, 학교당 연 평균 전기요금이 1160만원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요금 부담 지원액을 찜통교실과 냉동교실 해소를 위해 여름철(6~8월)과 겨울철(12~2월) 6개월 동안 활용한다고 가정했을때 전년 동월대비 약 50%의 전력을 더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1만1658개는 34억9700만kWh의 전력을 사용했고, 5360억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한 학교당 연 평균 전기요금은 약 4590만원인데,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860만원과 전기요금 300만원 인하 등으로 전기요금 부담액은 3430만원까지 내려간다. 한 학교당 연 평균 전기요금 부담이 1160만원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번 전기요금 인하는 그동안 국회와 일선학교, 학부형, 시민단체 등에서 이른바 '찜통교실, 냉동교실' 개선을 요청해 이뤄졌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산업용 6.4%, 일반용 5.8%, 주택용 2.7% 등 전체 전기요금을 5.4% 인상하는 과정에서 교육용만 동결했다. 다만 교육용(갑) 기본요금을 8.8% 인하(연평균 2.3% 부담 완화)해 일선 학교의 부담을 덜어줬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교육계와 시민단체, 국회 차원에서 초·중·고교 에너지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요구가 계속 있었다며 앞으로 찜통교실과 냉동교실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학교시설 개선, 에너지 효율향상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6·4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위해 국회 여당과 정부가 합작해 일사천리로 요금인하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인하 시기(6월1일)가 지방선거 직전인 탓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교육계에서 교육용 전기요금을 낮춰달라는 요구를 해마다 수시로 했지만,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요금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표를 염두에 두고 추진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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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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