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자 밖에서 생각하라.'(Think out of the box.) 이 말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영어관용구다. 기존 관념을 상징하는 상자의 틀에 갇혀 있지 말고 여기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어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창의성을 갖춘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국가경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스웨덴 테트라팩이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우유나 주스를 담는 멸균포장팩 기술특허를 갖고 있는데, 안전과 친환경이라는 콘셉트에 집중한 덕분에 세계 170개국에 포장재를 공급하며 연간 17조원을 벌어들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다.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창업의 진입장벽 자체가 대폭 낮아졌다. 설계도만 있으면 3D프린터를 활용해 '1인 제조업'이 가능해졌고, 공유경제 덕분에 사무실이나 공장을 직접 짓지 않더라도 그냥 빌려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기치 아래 독창적 아이디어가 좋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2일 시작돼 4일까지 계속되는 '2014 기술사업화대전'도 이러한 흐름에 부응하는 행사다. 기술창업, 기술사업화, 기술금융, 지식재산(IP), 기술평가 등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하는 전시회, 포럼, 세미나 등이 대거 개최되었다. 행사기간도 지난해 1회 행사는 하루만 진행한 것을 올해는 사흘간 열렸다. 덕분에 500여명의 참석자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한편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었다.
기술사업화대전 행사기간에는 대학생 창업 아이디어 오디션도 개최됐다. '상자 밖의 생각'들을 많이 발굴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본선에 앞선 심사에서 아이디어를 검토할 기회가 있었는데 생각의 힘이 놀랍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쇼핑카트 설계,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주변 지역 소상공인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아이디어 등은 비록 사전 심사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물론 치열한 심사를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여섯 팀의 열의도 대단했다. 단순한 아이디어 소개로 끝나지 않고 시장 분석과 사업성 검토, 홍보·마케팅 전략, 생산 및 상품화 계획까지 진지하게 브리핑하는 모습이 여느 기업의 사업계획 발표 못지않았다.
실제로 최근 대학가에는 창업열풍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고 한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전국 400여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에서 활동하는 창업동아리 수는 2949개로 지난해에 비해 약 60%나 늘어났다. 재학 중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창업휴학제'를 도입한 대학도 80개교에 달한다.
본선에 진출한 여섯 팀은 모두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화로 연결하는 데 필요한 전문가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받았다. 창업으로 가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은 일부 팀은 투자유치를 위해 창업투자전문회사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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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창업아이디어 오디션의 본선 심사를 진행하면서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상자 밖에서 떠올린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창업으로 이어지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체계를 가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기업이나 부처가 창업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예비창업자들에게 올바른 창업마인드를 길러주고 관련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상상 속의 아이디어가 기술과 만나면 기존 틀과 한계는 허물어진다. 친한 친구들끼리 소통하기 위해 재미삼아 교내 전용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만들었던 대학생 마크 저커버그는 이제 세계 10억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의 창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아이디어의 힘을 꾸준히 발굴하고 지원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또 다른 저커버그가 탄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앞으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기업과 연구자가 점점 늘어날 수 있도록 정부를 비롯한 지원기관, 단체, 대기업 등 각 주체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