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 의제의 하나로 '위안화 활용도 제고' 방안이 발표되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 부응하고 양국간 금융 및 통화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역외 위안화 금융허브를 지향해온 홍콩-영국-싱가포르-프랑스 등에 이어 한국도 본격적으로 참여한 셈이다.
최근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HS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은 2013년중 22%에서 내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조사되었다. 위안화의 완전태환에 대비하고 위안화 금융거래 활성화에 따른 이익을 추구하고자 각국이 경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출발은 좀 늦었지만 한·중간 큰 무역 및 직접투자 규모, 지리적 이점, 그리고 상호신뢰 등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발표의 골자는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 청산결제은행 도입, 위안화 적격해외투자자 자격(RQFII) 부여 등으로 요약된다. 우선 원-위안 직거래시장을 통해 원화와 위안화가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직접 거래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원화와 위안화의 거래를 위해 미달러화를 매개로 홍콩을 경유하던 것을 국내 은행을 통해서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환전수수료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소재 중국계 은행을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해 위안화 거래에 따르는 결제위험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교역비중이 전체의 4분의1이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두 나라간 교역이 미달러화 대신 양국 통화로 이루어진다면 수출입기업의 환위험도 크게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양국간 교역증대와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질적 발전은 물론이고 막대한 대중국 무역흑자가 위안화로 거래됨으로써 최근과 같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을 줄이는 데도 일부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 정부는 이미 한·중 통화스와프 자금을 무역결제에 활용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해왔으나 아직 그 실적이 크지 않다. 이는 기업의 시스템 변경 등에 드는 비용도 일부 원인이겠으나 실물거래의 결과 보유하게 될 위안화를 운용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데 더 큰 원인이 있었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위안화 적격해외투자자 자격을 얻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위안화를 활용한 실물거래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위안화 관련 금융상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금융산업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에는 이러한 제반사항이 일괄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위안화 거래 활성화가 가져다줄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그러나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의 준비 없이 정부의 노력만으로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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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수출입기업들의 위안화 거래 확대가 중요한 출발점으로 생각된다. 막대한 대중국 교역액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출입기업의 위안화 결제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적어도 대중국 교역규모가 크거나 현지 지사를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위안화를 활용하면 환위험 축소는 물론 저리 자금조달, 잉여자금을 활용한 금융거래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득이 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긴요해 보인다.
우리 금융기관들도 위안화 금융상품 개발과 금융거래 확대를 통해 국내외 위안화 투자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토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나가되 동 거래가 외환 및 금융시장의 예상치 못한 변동성을 확대하지 않도록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안화 거래 상황을 봐가며 위안화표시 채권발행과 중국내 원-위안 직거래시장 개설에도 진전을 이루어나가야 하겠다.
현 시점에서 위안화 거래 활성화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각 경제주체가 이를 차분히 준비해 나간다면 분명 우리 금융과 경제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