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고령화의 파고가 거세다.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는 성장잠재력 복원이고 이는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를 전제로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미국 중앙정보국이 발행하는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조(粗)출생률은 8.26명으로 220위다. 정부는 2006~2013년 기간에 저출산대책에 53조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출산율은 2006년의 1.12명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고령화의 충격도 심각하다. 2012년 평균수명이 81세로 늘어났다. 2016년부터는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전망이다. 2036년에는 생산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5.2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 3.74명보다 높지만 2036년에는 1.96명까지 떨어져 OECD 평균 2.38명보다 적어진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저출산·고령화의 충격을 적극적 이민정책으로 극복해왔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자본주의체제와 인재 1명이 수만 명을 먹여살리는 창조경제 프레임 하에서 글로벌 인재확보 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하원에 이민법 개혁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미국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 더 이상 변명하지 말고 바로 행동에 나서라"며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법안 통과를 역설했다. 미 상원은 지난해 1100만명의 불법이민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길을 열어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과학·기술·공학·수학분야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에게 취업비자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도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민법 개혁은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신속한 법 개정을 강조했다. 최근 셸던 에덜슨, 워런 버핏, 빌 게이츠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민법 방치는 미국 의회의 직무유기"라며 이민법 개혁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한다.
독일도 예외가 아니다. 독일은 출산율이 1.4명으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올해에만 11.7만명의 인력이 과학·기술 및 엔지니어링분야에 필요하고 2020년까지 1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자가 40만명을 넘어섰는데 자국민의 20%가 학사학위를 소지한 반면 외국 근로자는 그 비율이 35%에 달한다. 신생아 30%가 이민자 가정이다. '이민은 독일에 도움이 된다'는 정치적 컨센서스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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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생산가능인구는 1995~2011년 기간에 870만명 감소했다. 기업들은 심각한 구인경쟁에 휩싸였다. 이·퇴직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근속자 비중을 높이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인력부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외국인이 총인구의 1.6%에 불과한 폐쇄적 국가운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톡톡히 치른다.
베이징의 외국인 인구 비율은 1% 미만으로 뉴욕시의 거주자 비율 35%와 크게 대조된다. 중국 사회의 폐쇄성이야말로 중국의 잠재적 위기요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평균 출산율 1.6명, 60세 이상 노인인구 2억명, 노인층의 4분의1이 절대빈곤층이라는 수치는 저출산·고령화가 커다란 위협요소임을 잘 보여준다.
이민을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핵심자산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말 25만명에 달한 제조업부문의 인력부족문제도 보다 전향적인 이민대책으로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5.7만명에 달하는 국내 교육기관의 외국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직업훈련 프로그램 운영, 졸업 후 체류기간 연장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5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전문인력이 대부분 외국어 강사인 실정이다. 국내 기업에서 외국의 우수인재를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가 시급하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영주권 및 국적 취득 제도, 외국인학교 설립, 부동산 취득·이용제도도 시급히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보다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고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