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고용노동부가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기준)을 5580원으로 고시했다. 올해보다 370원 오른 수준이다.
8시간 기준 일급으로 환산하면 4만4640원, 209시간 기준 월급(주 40시간제)으론 116만6220원이다. 7.1%가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족'은 커녕, 혼자서 살아가기에도 벅찬 수준임에 분명하다. 한국노총이 조사한 올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6219원이고 보면, 점심 한끼 값에도 미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먹고 살기도 벅찬데, 다른데 쓸 돈이 있을 리 없다. 국민이 가난한데 '내수'가 살아날 수는 없는 노릇.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후 최저임금을 '전향적으로' 올리겠다고 틈만 나면 강조하는 것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수 확대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영세사업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날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90만 소상공인(5인 미만 사업장 운영)들은 최저임금이 100원만 올라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월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소상공인들도 많은데, 이들의 생활도 비정규직 근로자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해마다 큰 폭으로 오르는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까지 주장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저임금 근로자는 전체 임금 근로자의 14.6%인 266만8000명으로 추산된다. 현실에서는 최저임금이 대기업과 전혀 상관없는 영세·중견기업의 영역이어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영세기업은 그만큼 경영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게 이들의 입장이다.
"최근 10년간 국민경제생산성증가율이 4.7%, 물가상승률은 2.9%에 불과했는데 최저임금만 이 기간에 7.6% 올랐다"는 근거도 뒤따른다.
물론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근로자의 '최후'의 보루란 점에서 '최소한'의 수준을 맞춰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영세사업자'를 핑계 삼아 재계 전체가 임금 수준을 묶으려는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은 노사정 합의로 결정된다. 사용자나 노동자중 어느 한쪽의 입장만 오롯이 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저 생계수준 보장은 양극화 문제 해결과 내수부양의 출발점이라는 최부총리의 인식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영세사업자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 보다 정교한 정책과, 당국의 신중한 메시지가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