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3선의원 유기준장관의 '사견 정책'

[기자수첩]3선의원 유기준장관의 '사견 정책'

세종=김민우 기자
2015.05.13 06:30

"크루즈 선상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 허용 하겠다" vs "검토한 적 없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크루즈 선상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 허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다음날 크루즈선상 오픈카지노를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해수부가) 정식으로 협의해온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카지노산업의 주무부처는 문체부다. 유 장관은 주무부처와의 한마디 협의도 없이 이같은 포부를 밝힌 것이다.

유 장관이 관계부처와 협의도 거치지 않고 '사견(私見) 정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 장관은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주권행사의 일부로 (중단된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 재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은 지난해 11월 일본과의 외교문제 등을 고려해 전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 역시 관계부처인 외교부와의 협의 없이 나온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장관이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린 세월호 인양여부 문제 앞에서도 유 장관의 '사견정책'은 계속됐다. 유 장관은 세월호 선체인양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지난 4월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인양여부를 결정할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여론조사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관계부처와의 협의 없이 나온 순수한 '사견'이었다. 같은 당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조차 유 장관 발언에 대해 "무책임하다"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일자 유 장관은 "여론조사가 합리적이라고 한 것이지,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유 장관의 이 같은 독단적 행보는 자기부처에 이익이 되는 정책만 추진하려고 하는 '부처간 칸막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소통과 협의, 조율은 실종됐다. 이 때문에 유 장관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청와대가 각 부처간 '정책혼선'에 대해 사과한 지 채 5개월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지난 2월, 올해 초 연말정산 사태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보류 등 '정책혼선'이 국민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정잭조정협의회를 신설한 바 있다.

하나의 국가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일종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부처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협의와 소통, 조율과정이 필요하다.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인 정책발표, 장관의 사견을 무분별하게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혼란만 부추긴다. 3선의원 유기준이 정치력을 정책수립과정에서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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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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