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인 장관의 눈치싸움

[기자수첩]정치인 장관의 눈치싸움

세종=정현수 기자
2015.10.12 03:20

최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입장에서 서운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유 장관의 유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출신 장관들의 교체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유 장관이 계속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기자 입장에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관가의 분위기가 이렇다. 장관보다 국회의원. 국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장관들의 속마음이 가감 없이 노출된다. 예상됐던 일이지만, 곁에서 지켜보기 불편하다.

현재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장관은 총 5명이다.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인공이다. 기재부와 교육부 장관은 부총리까지 겸하고 있는 중요한 자리다.

물론 각 부처별로 분위기는 다르다. 힘 있는 장관을 '모신' 부처에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기획재정부를 이끌고 있는 최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최근 만난 기재부 고위 관료는 "후임 부총리도 최 부총리처럼 기재부의 기(氣)를 살려줄 수 있는 인사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실세 장관'이라는 최 부총리의 위상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부처는 "빨리 후임 장관 인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장관 교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가 정비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실제로 청와대가 조기 부분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2월로 예정된 예산안 처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최 부총리만 빼면 나머지 장관들의 교체 시점은 크게 의미가 없다.

이쯤 되면 5명 장관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5명 장관 중 그 누구도 지금까지 명확하게 "내년 총선을 위해 뛰겠다"고 밝힌 이는 없다. 국회 복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사례는 있지만, 명확한 의사를 드러내진 않았다.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입법부와 행정부의 미묘한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던져야 하는 마지막 시점은 내년 1월 14일이다. 그 때까지 눈치싸움만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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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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