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신사임당꽃이 피었습니다"

7년 전 오늘…"신사임당꽃이 피었습니다"

박성대 기자
2016.06.23 05:53

[역사 속 오늘] 36년만에 새 고액권 '5만원권' 발행…낮은 환수율 문제

36년 만에 나온 고액권인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유통된 2009년 6월23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한 시민이 교환한 5만원권을 들어보이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36년 만에 나온 고액권인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유통된 2009년 6월23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본점 앞에서 한 시민이 교환한 5만원권을 들어보이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1970년대 급속한 경제개발을 거치며 경제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자 고액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973년 세종대왕을 도안으로 한 1만원권이 발행되면서 새 화폐가 등장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물가가 오르고,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등 국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추가적인 고액권 발행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고액권 발행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건 2002년 박 승 당시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을 제기한 발언이었다.

박 총재의 문제 제기는 필요성 정도의 검토 차원으로 마무리됐지만, 고액권 발행은 현실화된다. 2006년 1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제기된 고액권 발행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것. 국회 의결에 따라 한은은 2007년 5월 경제적 비용과 국민 불편의 축소를 이유로 고액권 발행계획을 발표한다.

화폐도안자문회의 논의와 도안인물을 선정하는 국민 설문조사 등을 거쳐 그해 11월5일 백범 김구와 신사임당을 각각 10만원권과 5만원권 도안인물로 선정했다. 하지만 고액권 발행에 따른 물가불안을 우려한 기획재정부가 5만원권 발행 상황을 지켜본 뒤 10만원권 발행을 결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10만원권 발행은 무기한 보류된다.

한은은 5만원권에 신사임당을 내세운 이유로 "우리 사회의 양성 평등의식 제고와 여성의 사회참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문화 중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여성단체에선 '가부장적 현모양처 이미지'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다 7년 전 오늘(2009년 6월23일) 국내 유통화폐 가운데 액면금액이 가장 큰 고액권인 5만원권이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다. 36년 만에 최고액권이 바뀌는 만큼 국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신사임당의 미소가 그려진 노란색 5만원권이 발행된 첫날 한국은행 본점 앞엔 수백 명이 밤을 새우며 신권을 기다렸다.

가로 15.4㎝, 세로 6.8㎝ 크기의 신사임당 5만원권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5만원권이 유통된 지 4개월 만에 국내 유통 화폐액 비율 20%대를 넘겼다. 그러더니 발행 1년9개월 만에 1만원권의 비중을 뛰어넘는다. 특히 한은이 2014년 6월부터 금융기관의 5만원권 지급한도 관리를 중단하고 공급을 늘리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발행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올해 5월 기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7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다른 화폐에 비해 환수율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

환수율이 낮다는 건 조폐공사에서 찍어 한은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이 은행으로 돌아오지 않고 어딘가에 묶여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5만원권이 음성거래되면서 지하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해석과 탈세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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