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더모니엄 '2020']<제2동인>트럼프시대 국제경제 질서 ②[인터뷰]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제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 FTA(자유무역협정) 재검토…. 상식을 벗어나는 각종 공약을 내세웠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전 세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물론 외교, 정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약들이 모두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공약 중에는 그가 속한 공화당의 기조와 상충하는 것들이 있고, 미국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 상 어떤 사안을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성향과 속속 드러나는 참모진들의 면면을 보면 미국, 더 나아가 글로벌 정치, 경제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현실이 된 트럼프 시대 달라질 모습을 잘 이해하고 이에 맞춰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경제전략 부문 대표 전문가인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당선이 단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집권 3년 이후 중기적으로 봤을 땐 부정적 요소가 많다”고 강조했다.
홍 팀장은 "트럼프의 반이민·반세계화 공약들이 현실화 되면 미국 노동시장의 수급 여건을 더욱 안 좋게 만들어 미국 내 임금 상승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며 "이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 증가 등으로 이어져 글로벌 교역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 이후 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졌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주식 순매수, 특히 삼성, 포스크 등 수출 관련주의 대규모 매수를 볼 때 (외국인 투자자들이) 당장은 한국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지한 것"이라며 "수출 주도형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후 3년이 지나가는 중기 관점에서는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부정적인 부분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라 미국 경제의 하강 위험이 부각될 수 있다. 미국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가파르게 만들 위험성을 가진다. 이는 금리 추가 상승 속에서 부동산 수요가 둔화하고, 건설업체들의 차입 능력도 떨어뜨려 공급 역시 위축되는 등의 문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홍 팀장은 이르면 2018년이면 이러한 위험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또 보호무역주의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에는 글로벌 교역 역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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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경제, 글로벌 교역을 일시적으로 반짝 상승시킬 수는 있지만 그 정책들이 가진 속성을 살펴볼 때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홍 팀장은 "장기적으로 볼 때 지속적으로 반이민·반세계화 등 자유무역 가치를 훼손하는 정책들이 이어질 때 경제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우리나라의 대응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처럼 기술력 있는 미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M&A(인수합병)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점과 통상, 무역 갈등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기업 인수는 새로운 통상 환경에서 적절한 우회로가 되고 기술력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며 "외교의 경우 미국과 중국 어느 한 쪽에 편향되는 정책을 펼칠 경우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고, 그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