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 송림숲 국내 최초 간접 토양 정화 방법인 '위해성 저감 대안공법' 활용, 138억원 비용 절감 기대

#1936년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조선제련주식회사가 설립되면서 '장항제련소'의 역사가 시작됐다. 일본이 제련소를 세운 것은 우리 금과 구리, 납 등을 쉽게 빼앗아가기 위해서였다. 이후 광복을 거치면서 장항제련소는 '근대화 산업화'의 상징으로, 국내 비철금속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1971년까지 국가 직영으로 운영되던 제련소가 민영화된 이후, 1989년 제련소 용광로가 폐쇄됐다. 이후 제련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로 주변 지역에 농작물 피해 등 환경 문제가 지속됐다.
정부는 환경피해 해소와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2009년 7월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토양오염개선 종합대책'을 세웠다. 오염부지를 우선 매입하고, 매입 구역 내 주민 이주, 토지 이용 등을 고려한 오염부지 정화,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이 핵심 내용이다.
지난달 28일 찾은 장항제련소 인근 곳곳에서는 토양 정화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사업수행 기관으로 지정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정부 종합 대책에 따라 장항제련소 굴뚝을 중심으로 4km까지를 오염지역으로 구분했다.
1.5km 이내는 국가에서 오염 용지를 매입한 뒤 정화하는 매입구역으로, 1.5~4km까지는 매입하지 않고 정화하는 비매입 구역으로 나눠 2015년 4월부터 본격적인 정화 사업에 들어갔다. 장항제련소와 가까운 지역은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 지역은 주민과 협의 과정을 거쳐 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비매입구역은 주민들이 거주하고 경작 활동을 하는 지역으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총 37개월에 걸쳐 총 20만6172㎥ 오염토양 정화를 끝냈다. 현재는 용지 매입을 한 구역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먼저 토양세척정화 설비가 구축된 현장에선 직접 정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운반된 오염토를 모래 입자 굵기별로 나눈 뒤 물과 희석하고 탈수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오염토를 희석하는 데 사용된 물은 방류하지 않고, 다시 재활용해 정화 작업에 사용한다.

유명 관광 명소가 된 '장항 스카이워크'와 숲의 푸르름과 서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송림 숲 일대는 이달부터 '위해성 저감 대안공법'을 활용해 토양 정화 작업에 들어간다. 오염된 흙을 퍼내 직접 정화할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해 △중금속 제거 효율이 높은 식물을 재배하고 △오염토양 상부에 흙을 덮는 작업 등을 통해 오염 물질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작업이다.
위해성 저감 조치 대안공법은 국내 위해성평가 제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토양정화방법이다. 오염 토양을 파내지 않는 대안 공법으로, 송림 숲 내 수령 60년 이상 소나무 13만 그루를 보존해 연간 1100톤의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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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송림숲에는 가을 바람과 산림욕을 즐기기 위한 가족, 연인 등 관광객들로 붐볐다. 토양 정화 중에도 '기벌포 해전 전망대'와 스카이워크가 운영돼 약 25억원의 관광수입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직접 토양 방식을 이용할 경우 약 302억원의 비용이 들지만, 간접적인 대안 공법을 활용할 경우 약 164억원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138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장항 토양정화사업은 일제 잔재이자 근대 산업화의 부작용인 토양오염을 치유하고, 중금속 오염의 불모지를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명력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특히 이번 대안공법을 통한 토양 정화는 생태계와 토양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토양정화 모델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