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변호사 박영만, 고용노동부 산업재해예방보상정책국장으로 이르면 다음주 중 임용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직업병 산업재해 소송을 이끌었던 의사 출신 변호사가 정부의 산업재해정책 담당부서 책임자로 내정됐다.
2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산업재해 전문 박영만 변호사(49)가 현재 공석인 고용부 산업재해예방보상정책국장(2급)으로 임용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르면 다음주 중 임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 변호사는 인사혁신처 심사와 청와대 인사검증 단계를 모두 통과하고 고용부 내부의 임용 절차를 밟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의사결정 단계는 모두 지나고 최종 절차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의대를 졸업한 뒤 2001년 가톨릭대 산업보건대학원에서 산업의학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녹색병원 산업의학과 과장으로 지내던 2004년 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7년 서울 서초동에 '메디컬법률사무소 의연'을 열었다. 의연에서는 의료사고, 산업재해, 보험사고, 환경소송 등을 주로 다뤘다.
박 변호사는 2011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근로자의 직업병 산재 여부를 두고 반올림 등 근로자 유가족단체와 삼성측이 맞붙었을 때 소송단장으로 활동하며 근로자의 산재 승소 판결을 이끌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2016년 말 청와대의 비선실세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꾸려진 이른바 '최순실 특검'에도 몸담았다. 최순실 특검팀에서는 의료인 출신이라는 점을 활용해 청와대의 마약류 관리대장 등을 검토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법시술 의혹을 밝히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한편 고용부는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정책 담당부서인 산재예방국 담당국장은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100일 넘게 공석으로 남아있었다. 잇따른 민간 전문가 영입이 실패하면서 행정 공백이 길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임상혁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이 개방형 직위면접에 응모했으나 인사혁신처의 면접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산재 관련 전문성은 인정 받았지만 조직관리 등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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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고용부는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방형 공모보다 진행절차가 빠른 민간스카우트 형식으로 지난해 12월 이철갑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를 영입 시도했다. 이 교수는 올해 1월 인사처 역량평가와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잡음이 일어나자 스스로 임용을 포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산재 정책을 장기적 안목에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1년마다 바뀌는 공무원보다 3년 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개방형직위 임용방식 공무원이 적합하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다"며 "공무원과 달리 민간의 관점에서 산재를 바라보고 처리하는 신선한 시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