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더 써도 모자랄 판에…예산 절반 남은 일자리위

[MT리포트]더 써도 모자랄 판에…예산 절반 남은 일자리위

세종=박경담 기자
2018.11.21 08:44

[불용예산해부]'고용정책 사령탑' 일자리위원회, 지난 17일까지 예산 집행률 49.4% 불과…일자리안정자금·청년추가고용장려금 예산도 최소 10% 넘게 남을 전망

[편집자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한창이다. 한푼이라도 더 받고, 더 깎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지만, 정작 해마다 책정하고도 쓰지도 않은 예산이 넘쳐난다.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배정해 놓고 집행하지 않은 ‘불용(不用)예산’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고용정책 사령탑'인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일자리위)가 올해 편성예산 중 절반(11월 17일 기준)을 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 악화의 원인과 해법을 진단하고 제시해야 할 일자리위가 관련 예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셈이다.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주요 일자리사업 예산 불용률도 최소 10%를 넘을 전망이다.

20일 '재정정보공개시스템 열린재정'을 통해 일자리사업 예산 집행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일자리위 운영 예산 52억3100억원 가운데 지난 17일까지 집행액은 25억8500만원이다. 집행률은 49.4%다.

저조한 예산 집행률은 고용 악화에 뒤따르는 책임을 더 가중시킨다. 일자리위가 고용 개선을 위해 나랏돈을 추가로 사용해도 모자랄 판에 남겼기 때문이다. 일자리위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첫 업무지시로 만들어졌다. 성과는 변변치 않다. 취업자 증가 폭, 고용·실업률 등 주요 일자리 지표는 올해 들어 크게 후퇴했다.

일자리위는 예산 집행이 연말로 갈수록 속도 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자리위 관계자는 "올해 이미 발주한 연구용역 예산 6억원 가운데 4억원은 결과가 나오면 바로 집행된다"며 "일자리아이디어 공모전이나 성과 평가 등 연말에 투입되는 예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을 고용 악화에 선제 대응해 쓰지 못해서다. 일자리위가 예상하는 최종 예산 집행률 전망치도 '80%+α'에 불과하다. 불용률이 최대 20%란 얘기다. 기획재정부가 전망한 올해 총예산 불용률인 2% 초반과 크게 차이 난다.

낮은 예산 집행률은 다른 일자리사업에서도 발견된다.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 대표 사례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주를 돕는 제도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처음 설계됐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중소·중견기업이 청년 채용 시 연 900만원씩 최대 3년간 지원한다.

지난 17일 기준 일자리안정자금,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의 예산 집행률은 각각 73.2%, 65.0%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 예산 2조9737억원 중 2조1772억원을 집행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예산 3417억원 가운데 2227억원을 썼다.

소관부처인 고용노동부는 두 사업의 집행률 모두 연말에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사용주가 12월에 신청하더라도 최저임금 근로자를 그 전에 고용했다면 소급 적용받는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도 지급 대상자가 연말일수록 많아져 예산이 더 투입된다. 하지만 고용부가 예상한 두 사업의 최종 집행률 역시 각각 80~85%, 85~90%에 그친다.

모성보호육아지원, 직장어린이집지원 예산 집행률도 각각 74.4%, 65.3%로 낮다. 육아휴직 급여와 출산 전·후 휴가급여로 이뤄진 모성보호육아지원 사업은 올해 예산 1조3111억원 중 지난 17일까지 3361억원을 아직 쓰지 못했다. 직장어린이집지원 예산은 1451억원 가운데 503억원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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