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구감소 시작, '인구쇠퇴' 비상사태라도 발동해야

올해 인구감소 시작, '인구쇠퇴' 비상사태라도 발동해야

김태형 기자
2019.03.29 06:20

[같은생각 다른느낌]인구감소는 경제에 악영향, '진짜'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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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국내 인구감소가 재난 수준이다.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처음으로 0.98명까지 내려왔다. 국내 출생아수는 32만7000명, 사망자수는 29만9000명으로 인구가 겨우 2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혼인건수는 25만7600건으로 전년에 비해 6800건 줄었고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인 조혼인율이 5.0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쯤 되면 '인구쇠퇴'로 불러야 할 판이다.

초저출산 상황이 지속되자 정부는 급기야 5년 주기로 작성하던 장래인구추계를 2년 앞당겨 28일 특별추계를 발표했다. 이번 특별추계(중위추계)에 의하면 인구의 자연감소(사망자수-출생아수)가 올해부터 시작돼 2016년 발표한 추계(2029년)보다 10년이나 당겨졌다. 국제순이동자수를 포함한 전체 인구 감소는 2029년으로 3년이 빨라졌다.

이런 기록적인 인구감소는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저출산으로 15~64세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노년부양비율은 높아진다. 주된 소비층이 줄어들면서 소비지출도 감소한다. 결국 사회 전반의 경제 활력은 떨어지고 경제성장률은 하락한다. 이는 다시 인구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저출산·고령화가 일찍 진행된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반 이후 평균 경제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졌고 디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했다. 2017년 9월에 열린 ‘한일경제인회의’에서 다이토문화대학 경제학부 다카야스 유우이치(高安 雄一) 교수는 “일본의 1993년 이후 경제 침체기는 저출산·고령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1993년 당시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0.5%를 기록했고 이후 저성장 시대로 들어섰다. 또한 “한국은 2017년부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경제 역풍이 시작됐다”면서 “15~64세 인구수가 줄면 노동투입이 감소되고 저축률 감소로 자본투입도 줄어 잠재성장률이 1%까지 떨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국내 연구기관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2014년 한국개발연구원(KDI)는 “고령화로 인한 취업자수 증가세 감소, 물적자본 증가율 둔화로 인해 잠재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며 2026년부터 1%대로 진입할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런 예상처럼 인구쇠퇴는 점점 현실화되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인다. 설령 지금 당장 혼인과 출산이 늘어나도 단시일에 인구감소를 막을 순 없다. 이런 현상이 한두 해 만에 이뤄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합계출산율이 1971년 4.54명 기록 후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1984년에는 1.74명으로 1명대로 진입했다. 이후 출생아수가 늘고 사망자수는 줄면서 인구증가율 감소를 지연시켰지만 1992년 합계출산율 1.76명, 인구증가율 1.04% 기록 후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50년 이상 지속된 인구증가율 감소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연령대가 줄면서 노령층은 늘어났고 다시 사망자수에 비해 출생아수가 많아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에도 합계출산율이 1973년 2.14명에서 2005년 1.26명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증가해 2017년 1.43명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인구는 2009년부터 –0.04% 감소하기 시작해 2017년 –0.18% 감소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그동안 국내 일부에서는 저출산 효과를 우습게 보고 인구감소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제성장률이 조금만 줄어도 핏대를 세웠지만 정작 월 10만원 지급하는 아동수당이나 학생들 급식비용은 세금폭탄 운운하면서 아까워했다. 얼마나 인구문제를 등한시하고 미래를 대비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심지어 지난해부터 인구감소 현상이 고용에 직접 영향을 주기 시작했는데도 이를 인구문제로 여기는 것조차 부정하고 심각한 문제의식 결여를 드러냈다. 지난해 15~64세 취업자증가수가 4만8000명 줄었다. 대개는 취업자증가수가 줄면 고용률이 같이 떨어지는데 고용률은 66.6%로 2017년과 동일한 역대1위였다. 처음으로 15~64세 인구가 6만4000명이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인구 따로, 경제 따로’ 식으로 인구감소로 인한 현상을 외면했다.

한국의 인구감소는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현상이자 경제문제다. 인구쇠퇴는 임박한 현실이나 결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고 어느 정도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감수하면서 장기 플랜을 세워야 한다.

그나마 올해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총 842개 저출산 대응 사업에 9000억원, 전년 대비 50% 증액한 예산을 투입하면서 인식 전환을 보여줬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보다 근본적인 '진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혼부터 시작해 출산, 육아, 교육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주기 안전망을 넓히는 통괄 대책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고용불안 해소와 신혼부부 주택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보육의 공공화와 권역별 대학입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진정으로 청년과 미래 세대를 걱정한다면 혼인과 출산 여건 개선을 위해 온 총력을 쏟아 붓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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