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통합서비스의 경쟁제한성 막기 위한 시정조치와 함께 '조건부 승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옥수수'와 '푹'(POOQ)의 통합절차가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통합 이후 방송 콘텐츠를 독점하는 것에는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방송 3사의 OTT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20일 밝혔다. 기업결합을 하기 위해선 공정위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공정위는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시정조치를 내리면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는 옥수수는 유료 OTT 시장에서 35.5%의 점유율로 1위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출자해 만든 콘텐츠연합플랫폼(CAP)은 푹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푹의 점유율은 4위다.
SK텔레콤은 CAP의 지분 30%를 취득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4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CAP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서비스만 보면 푹이 옥수수를 합병하는 형태다.
공정위는 옥수수와 푹의 통합을 수평결합과 수직결합 차원에서 검토했다. 옥수수와 푹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평결합에 해당한다. 옥수수와 푹 외에도 다른 사업자가 있기 때문에 수평결합에선 문제가 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그만큼 OTT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봤다.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서비스도 이미 한국에 진출했다. 언제든지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옥수수와 푹이 통합해도 단독으로 가격을 올리는 게 쉽지 않다.
수직결합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상파 방송사는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수직결합의 요소가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옥수수와 푹의 통합 서비스에만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가격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는 수직결합에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지상파 방송 3사가 다른 OTT 사업자와 일방적으로 콘텐츠 공급계약을 해지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다. 다른 OTT 사업자와의 공급계약도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 3사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무료로 제공 중인 실시간 방송을 중단하거나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막는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나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도 옥수수와 푹의 통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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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시정조치 기간은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3년까지다. 3년 이후엔 시정조치를 이행할 필요가 없다. 기업결합 1년 후 시정조치의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 OTT 시장의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정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황윤환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시정조치는 통신·미디어 분야의 OTT 사업자 간 기업결합에 대해 부과한 최초의 사례"라며 "OTT 시장의 혁신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