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쓰레기 분리수거사' 1만843명…세금으로 일자리 만든다

[단독]'쓰레기 분리수거사' 1만843명…세금으로 일자리 만든다

세종=박준식 기자, 안재용 기자, 유선일 기자
2020.06.23 16:53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단지 내 청소를 하고 있다. / 사진=정한결 기자
9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단지 내 청소를 하고 있다. / 사진=정한결 기자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쓰레기 분리수거를 전담하는 일자리 1만여개를 만들기로 했다. 자원 재활용률을 높이고 아파트 경비원들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혈세를 투입해 만드는 일자리로 적절한지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23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만들 예정인 55만개 직접일자리 가운데 1만843명을 쓰레기 분리수거를 돕는 도우미에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확대되면서 택배 주문과 배달로 쓰레기량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며 "도시주거 형태 과반이 아파트 등 공동생활시설인데 거기서 분리수거를 해서 쓰레기를 거둬들여도 집하장에서 제대로 처리할 수가 없다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명칭은 정부 내에서도 '도우미'로 할지 '분리수거사', '분리수거감별사'로 할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환경부가 제시한 명칭은 '분리배출 취약지역 배출환경 개선 도우미'인데 정식으로 사용하기에는 길고 어려운 측면이 있다.

코로나로 택배량 폭발적 증가…고령 경비원에 부당 전가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물류센터(송파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근무자들이 택배물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송파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는 물류센터 방역을 마친 상태이며 어제 오후 8시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2020.6.16/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수도권 지역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롯데글로벌로지스 동남권물류센터(송파 롯데택배 물류센터)에서 근무자들이 택배물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송파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는 물류센터 방역을 마친 상태이며 어제 오후 8시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2020.6.16/뉴스1

환경부가 고용을 제안했으며, 모집 등 실무 작업은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이뤄진다. 3차 추경안이 다음달 국회를 통과해 확정될 경우 8월부터 공개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고용 예산은 총 442억원 수준으로 100% 국고로 충당한다. 1인당 지급액은 약 390만원인 셈이다.

4개월간 임시고용이라는 걸 전제하면 한 달에 약 95만원을 주는 일자리로 파악된다. 하루에 4시간씩 주 5일 근무하는 형태다.

아파트에 주 1회 투입 현장지도…공동주택 집중된 수도권 중심
모 아파트 단지에서 종이류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
모 아파트 단지에서 종이류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고 있는 모습. / 사진제공=.

주된 업무 지역은 아파트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마다 마련한 재활용품 공동 선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사업이지만 지자체마다 필요인력이 달라서 실제 배치는 수요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사업 성과가 확인되면 광역시 단위 지자체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집하장에서 주로 근무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파트 등 재활용품이 처음 수거되는 공동생활시설에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가 현행 경비업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을 통해 아파트 경비원들에게 분리수거와 주차관리, 청소, 화단 제초, 택배보관 등 기타 잡무를 시키지 못하게 하고 있지만 실효적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강북구 경비원 사망사건 역시 주차관리 문제에서 시작된 주민 갑질과 다툼이 직간접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잡무 단속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내년부터 경비원 잡무 집중단속…왜곡된 주민인식도 개선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동생활시설 경비원 잡무 단속에 나설 방침인데, 그에 앞서 분리수거사 배치를 하면 경비원 업무와 관련한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장원 환경부 재활용시장안정화 추진단 과장은 "공동주택에 따라 분리배출 수준 차이가 심하고, 어떤 곳은 기초적인 부분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분리수거사는) 일자리 창출 목적도 있지만 경비원 근무 환경 개선 문제를 반영해 매주 한 번씩 공동주택 수거 현장에 나가 실제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는 국비로 충당…아파트 관리비 부담 없을 것
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옥수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자택에서 아파트 관리비 관련 폭행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김부선이 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옥수동 중앙하이츠 아파트 자택에서 아파트 관리비 관련 폭행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부는 올 하반기 채용 예산은 국비로 편성했지만 차후 채용이 정례화한다면 수요자인 지자체가 지방비로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차는 지자체 추경이 준비되지 않은 곳이 많아 국비로 환경공단을 활용했지만 차후에는 지자체 책임이란 의미다.

일각에서는 분리수거사 활동으로 인한 실제 혜택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민에게 주어지는 만큼 관련 고용 비용이 장기적으로는 주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분리배출이 잘 되면 쓰레기의 유가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주민들이 오히려 혜택을 입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생활폐기물 처리업무는 현행법상 지자체 소관업무라 거주민 직접 부담은 없을 거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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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용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안재용 기자입니다.

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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