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실세 장관 중기부 품에 안길까

코트라, 실세 장관 중기부 품에 안길까

세종=최우영 기자
2020.08.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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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뉴스1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뉴스1

산업통상자원부 소속기관인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관의 주 목표인 수출·해외진출 지원의 실제 수혜대상이 중소벤처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계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부터 이 같은 요청을 지속했으나 산업부와 KOTRA의 반발로 무산됐다. 3년 전에 비해 달라진 중소기업 통상 환경, 정치권에서 영향력 있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의 존재감 등에 따라 이번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OTRA, 수출역량 충분한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에 집중해야"

'KOTRA 중기부 이전'이라는 묵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산자중기위의 중기부 업무보고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박영선 장관에게 "KOTRA는 자체 수출역량을 갖추지 못한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집중해야한다"며 "반드시 중기부 산하기관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 의원이 이 같은 이슈를 다시 거론한 것을 두고 청와대 등에서 KOTRA의 소관부처 조정에 대해 어느 정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관측도 나온다.

KOTRA의 중기부 이전은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당시부터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중소기업 수출지원'과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 등을 위해서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의 육성만 맡고 해외진출 지원 업무를 맡지 않는다면 '반쪽 부처'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이며 KOTRA를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무산됐다.

백운규vs홍종학→성윤모vs박영선

홍종학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종학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김창현 기자 chmt@

3년 전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코로나19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다. 비대면·온라인 수출이 대세가 되면서 이 분야에 자체 역량을 갖추지 못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수출지원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지원할 컨트롤타워의 일원화 역시 시급해졌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만큼 중요한 것은 중기부와 산업부의 수장 교체다. 정권 출범 당시 산업부를 맡았던 백운규 장관은 청와대 핵심인사들과의 긴밀한 관계 등을 바탕으로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등 '힘있는 장관'으로 분류됐다. 반면 홍종학 초대 중기부 장관은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여권 핵심인 박영선 장관의 존재감이 관료 출신의 성윤모 산업부 장관을 압도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소관부처 조정은 논리적 당위성 못지않게 정무적 요소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며 "박영선 장관이 의지를 갖고 밀어붙인다면 KOTRA나 산업부의 반대는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박 장관은 지난달 30일 이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MB·박근혜정부가 실패한 교통정리…이번엔 성공할까

2015년 8월 6일 임채운 당시 중진공 이사장(오른쪽)이 김재홍 당시 KOTRA 사장(왼쪽),김인호 당시 한국무역협회장(가운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5년 8월 6일 임채운 당시 중진공 이사장(오른쪽)이 김재홍 당시 KOTRA 사장(왼쪽),김인호 당시 한국무역협회장(가운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

KOTRA 소관부처 논란은 MB정부 당시 실패한 업무분장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전략 중 해외파트는 KOTRA, 국내 파트는 현 중기부 산하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 나뉘었다. KOTRA는 지방무역관을 폐쇄하고 중진공의 수출인큐베이터들을 넘겨받았으나 업무 연속성이 끊기는 등 비효율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2013년 KOTRA가 국내 업무 영역을 넓히고 중진공 역시 해외 수출인큐베이터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원상복귀'를 추진했다. 하지만 KOTRA와 중진공의 수출기업 지원정책 등은 여전히 상당부분 중복되는 등 비효율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KOTRA를 중기부 소관으로 옮길 경우 이 같은 문제들을 해소해 일사불란한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산업부의 강력한 반대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KOTRA 이관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청에서 중기부로 승격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산업부에서는 여전히 자신들 산하조직이던 중기청으로 낮춰 보는 경향이 있다"며 "KOTRA 사장에 산업부 관료를 내려보내던 관행이 끊길 우려도 있는만큼 이번에도 강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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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영 기자

미래산업부 유니콘팩토리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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