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2021.3.12.](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06/2021060110554858228_1.jpg)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의 동일인(이하 총수) 지정제도 개선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지난달 쿠팡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쿠팡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총수에서 배제한 것이 제도적 미비 때문이었다고 판단해서다. 내년에는 김 의장이 쿠팡 총수로 지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공정위는 1일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용역 목적을 "외국인 총수 문제, 경영권 승계 가속화 등의 상황 발생에 따라 1987년 도입된 총수 제도 관련 전반적 개선 추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총수의 정의, 요건, 변경·확인 절차 등 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987년 총수 지정제도가 도입된 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관련 세부 규정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는 총수의 정의를 공정거래법에 근거해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추정할 뿐이라 세부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대기업집단별 총수 지정 사례를 분석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행 총수 관련자 범위의 적정성·타당성을 분석하고, 필요 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특히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변화된 정책 환경, 사례 분석 등을 거쳐 외국인 총수 지정의 필요성을 분석하고, 외국인 총수에 대한 법 집행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굴한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쿠팡 트럭들이 주차되어있는 모습. 2021.03.11. 20hwan@newsis.com](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06/2021060110554858228_3.jpg)
공정위가 이번 연구에 착수한 것은 쿠팡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5월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71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612개)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당시 공정위는 처음 대기업집단이 되는 쿠팡의 총수를 누구로 지정할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법인(쿠팡(주))을 총수로 지정하기로 했다. 쿠팡은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이라는 의미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총수는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정의대로면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을 총수로 지정해야 한다. 김 의장은 한국 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의 의결권 76.7%를 가진 실질적 지배자로, 공정위 역시 이런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공정위는 현행 제도상 미비 때문에 당장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987년 총수 지정제도를 도입했을 때에는 '외국인 총수' 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아울러 공정위는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기업의 한국 법인이 대기업집단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서 이들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인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를 각각 총수로 지정해 한국의 법으로 규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앞으로도 쿠팡과 유사한 사례는 계속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시급히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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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용역은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 내년 5월 1일 대기업집단 지정 때 해당 기준을 처음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도에 반영할 경우 내년에는 김범석 의장을 쿠팡 총수로 지정할 수 있다. 이밖에 현재 비슷한 이유로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인 한국GM, 에쓰오일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수 관련자'가 현행 규정과 달라질 경우 공정거래법상 규율 대상인 각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범위가 크게 변경될 수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총수 관련자는 총수의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이다. 총수 단독으로 혹은 총수와 총수 관련자가 함께 각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을 소유한 경우 공정위는 해당 회사에 총수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계열사로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