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물가의 역습①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2021.11.02.](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11/2021110214281776457_1.jpg)
10월 소비자물가가 3.2% 뛰면서 약 10년 만에 처음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고, 소비 회복세 영향으로 외식 등 서비스물가도 뛰어오른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2%대 중반의 물가상승률이 7개월째 이어진 셈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종전 전망치인 2.1%를 넘기며 중기 물가안정목표인 2%를 훌쩍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깐마늘, 고춧가루 등 김장 물가의 상승이 우려되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2021.11.02.](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11/2021110214281776457_2.jpg)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했다. 2012년 2월 3.0% 기록 후 9년 8개월 만에 첫 3%대 상승률이며, 2012년 1월 3.3% 기록 후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석유류, 가공식품 등을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4.3%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40%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이 27.3% 급등해 전체 물가를 1.03%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가격은 3.1%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3%포인트 높였다.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해 전체 물가를 0.87%포인트 밀어올렸다. 세부적으로 가격 상승률을 살펴보면 공동주택관리비 4.3%, 생선회 8.8%, 보험서비스료 9.6%, 구내식당식사비 4.3% 등을 기록했다.
집세는 전년동월대비 1.8%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로 구분해 보면 각각 2.5%, 0.9% 올랐다. 전세는 2017년 12월 2.6% 오른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0.2%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01%포인트 끌어올렸다.
물가의 근원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했다. 2012년 1월 3.1% 기록 후 최대 상승률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2.4% 올랐다. 2015년 12월 2.6%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11.02.](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11/2021110214281776457_3.jpg)
정부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대로 치솟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기저효과를 꼽았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6~34세, 65세 이상에 1인당 2만원의 통신비를 지원한 기저효과로 올해 10월 전체 물가가 0.67%포인트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기저효과를 제외해도 지난달 물가는 2%대 중반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 10월 3.2%로 7개월째 2% 이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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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는 통신비 지원 기저효과가 소멸되지만 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산적해 당분간 '물가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연간 물가안정목표치 2%는 사실상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6일 '물가대책 관련 당정협의'에서 "연간 물가수준이 2%대 초반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최근 물가상황에 대한 평가' 자료에서 "올해 4분기 중 물가 상승률이 전분기 2.6%보다 높아지면서 올해 연간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수준인 2.1%를 웃돌 전망"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 상방요인으로 국제유가 상승세, 농축수산물·개인서비스 부문 기저효과를 꼽았다. 국제유가의 경우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달 25일 3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84.4달러를 기록하는 등 80달러대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태풍·장마 영향 완화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큰 폭 하락하고, 같은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낮았던 것도 이달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달부터 방역체계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으로 전환됐고 이에 발맞춰 정부가 각종 소비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것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 지속, 한파 가능성 등도 또다른 물가 상방압력으로 지적된다.
한은도 "에너지 수급 불균형 지속 등으로 유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유럽 등에서 최근 물가 오름세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에도 유의하고 있다"고 했다.
오는 12일부터 시행되는 유류세 20% 인하,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방침과 각종 농축수산물 수급 관리 대책 등은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유류세 인하로 월별 물가 상승률이 0.2~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시행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물가 하락 효과는 12월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심리 회복에 따른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제품의 물가 상승 압력이 있다"며 "유류세 인하 효과는 11월 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겠지만 12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