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죄가 없다?[우보세]

백신은 죄가 없다?[우보세]

안정준 기자
2021.12.20 06:00

백신에 죄가 없지 않다. 맞으면 감염과 사망 확률을 떨어뜨린다는 확인된 연구결과가 있었다. 10월 말 전 국민 70%가 접종을 마친 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백신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였다. 그런데 백신이 배신을 했다. 지난 달 17일, 접종후 3개월만에 체내 항체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접종을 마치고도 감염된 확진자가 속출했고 일상이 다시 멈췄다.

백신 만의 잘못일까. 접종 후 시간에 따라 예방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접종, 미접종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올해 4~10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비접종자 감염률은 접종자 보다 5배 높았다. 사망률은 14배 컸다. 효능 반감이 생각보다 빨랐다는 한계를 노출했지만 '백신무용론' 역시 어불성설이다. 백신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맞설 최선의 무기다.

사실 접종 후 예방효과가 갈수록 떨어져 추가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은 올해 초 접종 시작국면부터 국내외 의료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왔다. 백신 효능 반감은 상식의 영역에 가깝다. 독감 백신도 매년 유행 시점에 다시 맞아야 한다. 게다가 코로나19 백신은 통상 10여년 걸리는 백신 개발기간을 1년으로 압축해 탄생했다.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됐지만 실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저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혈전, 심근·심낭염 등 뜻밖의 부작용이 발생해 전 세계에서 접종 연령 조정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예상보다 짧은 효과 반감기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백신의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최선의 카드가 백신 외에는 없기에 세계 각국은 지금도 접종을 권장하고 또 정책적으로 홍보한다. 그리고 불완전한 백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방역 규제책을 함께 운영한다. 우리로 치면 사회적 거리두기인데 여기서 국가별 차이가 발생했다. 영국과 미국처럼 먼저 풀은 곳, 나중에 서서히 푼 일본과 대만, 그리고 일본과 대만 등 보다 빠르게 푼 한국 등이다.

먼저 푼 영국과 미국은 된서리를 맞았다. 확진자가 급증했고 방역 자체가 흔들린다. 배경은 불완전한 백신을 너무 믿었거나, 방역 규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컸거나, 아니면 둘 다이거나다. 이들의 진행상황을 보고 나중에 서서히 푼 일본은 일간 신규확진에 100명대다. 대만은 10명대에 불과하다. 대만은 아직 일상회복을 시작하지 않았고, 일본은 11월부터 일상 회복을 시작했지만 5인 이상 모임 제한을 최근에서야 풀었다. 반면 지난달 1일부터 모임제한을 완화하고 영업시간 제한을 없앤 한국은 일간 확진이 6000~7000명대를 오간다.

우리는 백신을 너무 믿었을까. 아니면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 반감이 높았을까. 배경이 무엇이든 빠르게 푼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반면교사가 있던데다 백신의 빠른 효능 반감 사실까지 어느정도 알려진 상태에서 빗장을 열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섣부른 일상회복으로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이제 백신에 대한 전폭적 믿음 만큼이나 위험한 '백신 무용론'이 확산된다. 백신에만 죄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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