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지속적인 소통과 우호적 대우 요청에도 미국의 상호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우호적 대우는 커녕 평균 대비 높은 26%의 관세가 적용됐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율 인하에 주력하는 한편 대체시장 발굴을 통해 수출 다변화를 꽤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관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왔다"며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26% 상호관세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다수 정책연구기관이나 금융사 리서치센터 등에서는 한국에 10~20% 정도의 관세가 적용될 것을 전제로 수출 감소 효과 등을 분석해 왔다. 미국이 발표한 50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평균(22.1%)보다도 높은 관세율이 적용됐다.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양국간 실효관세율이 0%에 가깝다는 것 등을 근거로 들면서 우리나라가 타국 대비 우호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2월과 3월에 두차례 미국을 방문하면서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에 우호적 대우를 요청하기도 했다. 두번째 방미에서는 한국의 관세에 관한 미국측의 오해를 어느정도 해소했고 미국 상무부도 우리나라에 대한 우호적 대우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으면서 후속조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국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는 오는 9일(현지시간)까지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관세율 인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미국도 관세율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일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일 발표되는 관세율은 상한선"이며 "각국은 이후 나름대로 세율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장관이 지난 2월 방미 당시 한미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기로 미국측과 합의한 만큼 실무협의체를 통해 관세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관세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결국 무역수지 개선과 미국 내 투자 확대를 통한 제조업 부활이다. 이를 감안할 때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이나 미국산 가스 수입 확대, 미국 내 생산공장증설 등이 주요 협상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로 한미 FTA가 사실상 무력화하면서 대체시장 개척 필요성이 높아진다. 한중일 FTA를 비롯해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7개 FTA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한중일 FTA △한-메르코수르(MERCOSUR) 무역협정(TA) △한-러시아 FTA △한-말레이시아 FTA △한-우즈베키스탄 지속가능한 무역·투자 협력모델(STEP) △한-몽골 경제동반자협정(EPA) △한-태국 EPA 등 7개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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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가장 규모가 크면서 한국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한중일 FTA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4%이며 인구는 19.4%, 교역량은 18.3%를 차지한다. 한중일 FTA가 타결될 경우 전세계 3위의 지역 통합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3국은 2012년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협상개시를 선언했고 2013년3월부터 2019년11월까지 16번의 공식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와 여건 변화 등으로 인해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는 FTA 논의를 재개하고 협상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국의 통상 압력이 강해진 상황이어서 한중일 FTA 체결 필요성은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2012년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중일 FTA가 체결될 경우 발효 5년 뒤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0.32~0.44% 증가하고 10년 뒤에는 1.17~1.45%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