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객선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임

[기고] 여객선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임

김성범 해양수산부 차관
2025.07.29 04:41
김성범 해양수산부 차관.
김성범 해양수산부 차관.

"한 건의 대형 사고 이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건의 징후가 선행된다" '1:29:300 법칙'으로 알려진 하인리히 법칙은 사소한 이상 징후라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2014년 4월 16일, 우리 사회는 이 법칙이 무시됐을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뼈아프게 경험했다. 1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아픈 기억 속에 살고 있을 유족과 생존자께 먼저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수산부는 여객선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강화하기 위해 전면적인 개혁을 실시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여객선 안전관리 체계의 공공성을 강화한 것이다. 2015년 7월 민간에서 수행하던 운항관리 업무를 전문 공공기관으로 이관하고 정부에는 운항관리자와 선사의 안전관리 업무를 지도·감독하는 '해사안전감독관 제도'를 도입했다.

또 2016년부터는 선사에 자율적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안전관리책임자를 두도록 제도화했다. 이로써 '해사안전감독관(정부)-운항관리자(공공기관)-안전관리책임자(선사)'로 이어지는 3중의 안전관리체계가 구축됐고 각 주체가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구조적 안전망을 형성하게 됐다.

2015년 이후 여객선 점검과 설비 기준도 대폭 강화했다. 과거 선장의 점검 결과를 운항관리자가 확인하는 형태였으나 현재는 매일 여객선 출항 전에 운항관리자와 선장이 합동으로 이상 여부를 철저히 점검한다.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여객선의 최대 선령은 30년에서 25년으로 단축됐고 안전관리 규정을 위반한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최대 30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으로 상향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 여객선에서 사망·실종 등 중대한 인명사고를 유발한 해양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변화는 정부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선사와 선원, 그리고 국민이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아울러 해수부는 연안해운업계의 경영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 건조자금 조달이 어려운 영세한 선사의 노후선박 현대화를 위해 운영하는 '연안선박 현대화 펀드' 지원 척수를 현재의 13척에서 2030년까지 42척으로 확대한다.

이 밖에 선원의 수급경로를 다변화해 선원 고령화에 대응하고 적정 근로기준을 보장하기 위해 감독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섬 주민의 교통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자 항로에 대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여객선은 바다 위를 오가는 국민의 일상을 실어 나르는 공간이다. 대통령께서 취임 이튿날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고 안전 중시 국정철학을 천명했듯이 해수부는 지난 10년의 제도 정비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현장을 점검하고 제도를 보완해 촘촘하게 여객선의 안전을 지켜갈 것이다. 다시는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사소한 징후도 간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안전 문제를 챙겨 나가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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