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 쏘거나 더 투자"…거세지는 美 압박, '국익' 지켜낼 수 있을까

"선불 쏘거나 더 투자"…거세지는 美 압박, '국익' 지켜낼 수 있을까

세종=조규희 기자
2025.09.28 14:41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쿰푸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5 아세안 경제장관회의’참석을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산업부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쿰푸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2025 아세안 경제장관회의’참석을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산업부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현금 투자와 투자액 증액 등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맞서 정부는 '속도'보다는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다만 협상이 길어질수록 수출 등 불확실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어 정부 고민이 깊어진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국익을 최우선의 전제로 두고 계속해서 (협상이) 진행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른 말로는 지난 7월 말 1차 관세협상 타결 이후 후속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달러 투자에 대해 "그것은 선불"이라고 못박은 것이 대표적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투자 규모를 5500억달러까지 늘려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상 과정에서 '합리성'과 '실현가능성'을 강조한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난 여 본부장은 "상업적 합리성을 보장하고 특히 실현 가능한 방식으로 (대미 투자 패키지가) 운영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결국 한미 양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재부
'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기재부

다만 최종 협상 타결이 늦어질수록 정부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1차 협상의 결과물인 자동차 관세 15%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미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춘 상태다.

의약품 관세 100%도 눈앞까지 다가온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에 의약품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 않다면 2025년 10월 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의약품 중 특정 상표명으로 판매되는 제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반도체에 고율의 품목별 관세를 예고한 것도 한국 수출에는 악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최대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 반도체와 의약품 등 관세와 관련해 최혜국대우(MFN)를 구두약속 받았지만, 이를 보장할 서면 합의는 없는 상태다.

한편 일각에선 교착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협상이 다음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격 타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즈음 통상과 외교·안보 분야 이슈를 총망라하는 한미 간 '빅딜'이 추진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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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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