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철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원전 협정에 대해 "과거 협정 대비 불리하게 체결된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불가피한 측면들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20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이 해소되지 않으면 급격히 확대되는 원전 시장에서 우리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올해 1월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비밀협약 내용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으로 모든 지적재산권 분쟁을 종료하고 원전 수출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약에 따라 한수원의 원전 독자 수출이 불가능하고 웨스팅하우스에도 거액의 기술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불공정 계약 논란이 일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협정의 시발점은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APR1400 기술에 자신들의 원천기술이 있다고 미국 법원에 소송한 것 때문"이라며 "한수원이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이 계약을 한 것이 아니고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경영부사장(사장 직무대행)은 "계약 내용상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면서도 "그렇지만 계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선택의 문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사장은 "한수원은 체코에 원전을 수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유럽 시장에 독자적으로 수출할 순 없지만 공동수출을 할 수 있다는 점과 향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원전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원전의 독자적인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도 무리하게 수출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수원은 그동안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1400에 대해 독자 수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 체코에 독자 수출이 어렵다는 것을 언제 알았냐"고 물었다.
이에 전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아르곤연구소의 연구 결과로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러자 송 의원은 "지난해 8월에 (독자 수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으면서 왜 10월에 수출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했냐"며 사실상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무리하게 일을 추진했다는 취지로 질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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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냐는 송 의원의 질의에 전 부사장은 "용어 사용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은 사과드린다"면서도 "당시 웨스팅하우스와 협상 중인 상황에서 (독자 수출 불가 수용으로) 백기 투항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