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졌어" 연차 썼다고 욕설·폭언...20대 청년 죽음 내몬 '직장내 괴롭힘'

"빠졌어" 연차 썼다고 욕설·폭언...20대 청년 죽음 내몬 '직장내 괴롭힘'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12.09 12:00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직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당국은 사업자와 가해자에게 과태료, 징계 등 조치를 취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0월1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한국지방세연구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A씨에 대해 장기간 조직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9월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는 욕설과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인은 생전에 괴롭힘으로 사측과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으며 노동부는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 신고된 내용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진행했다.

감독 결과 노동부는 사측 자체 조사에서 인정되지 못한 행위 대부분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했다.

A씨가 연차 사용을 신청하자 부장이 특강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거부하면서 폭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장이 야근 중이던 A씨를 술자리로 불러내 "기압이 빠졌다"는 등의 모욕적 발언을 했으며, 업무 관련 소통 중에도 부장으로부터 욕설을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폭언·욕설 사실이 확인되자 부장은 A씨가 본인에게 하극상을 한다며 자필 시말서를 강요하기도 했다. 연구원 내 평가조작 제보를 이유로 A씨에게 중징계 및 업무배제, 통신비밀보호법 고발 등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괴롭힘이 상당수 인정됨에 따라 사용자인 행위자에게는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직접 가해자인 동료 근로자 총 5명에게는 징계, 전보 등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 미이행 시 추가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원 전반의 조직문화 개선계획을 수립·제출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개선계획의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연구원은 감독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 외에도 노동관계법 전반에 걸쳐 총 8건의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연장근로, 휴일·야간근로 가산 수당 및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등을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게 지급하고, 퇴직연금 사업주 부담금을 미납하는 등 총 1억7400만원의 임금 등을 체불해 형사입건했다.

배우자 출산휴가 과소 부여와 임금대장 및 명세서 기재사항 누락도 확인됐다. 합리적 이유 없이 동종 유사업무의 정규직에게 지급하는 가족수당, 중식비, 성과상여금 등을 계약직에게 지급하지 않는 차별도 있었다.

노동부는 확인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 형사 입건 4건 및 과태료 3건(2500만원) 부과 등을 조치했다.

특별감독 종료 이후 연구원장은 사임했으며, 서울고용노동청 특별감독팀은 별도로 고인의 유족을 만나 감독 결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생계를 위해 나선 일터가 누군가에게 고통이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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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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