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보고서]

한국은행이 거시건전성 정책의 일관된 관리 기조를 주문했다. 기본 방향은 과열된 수도권 주택시장에 맞추되 침체된 비수도권 시장에는 미시적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은은 23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주택시장의 특징으로 △지역간 주택시장 차별화 △월세 가구 증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간 동조화 약화 등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시장 지배력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기준 전국 주택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시가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3.3%를 기록했다. 전고점인 2020년 8월(43.2%)을 넘어섰다. 전체 가계대출 중 서울 비중도 9월 말 34.2%까지 올랐다.
한은은 "주택시장 차별화는 서울 선호 현상,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라며 "서울 주택에 대한 외지인 매입 비중도 높다"고 말했다.
서울 중심의 집값 상승은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킨다. 한은이 산출한 서울의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2021년 정점을 기록한 뒤 하락하다가 올해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해 전고점을 돌파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부진은 담보 가치 하락을 불러 가계 대출 건전성을 해친다. 건설사 신용 리스크도 높인다.
월세 선호 현상도 최근 주택 시장 특징이다.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2021년 9월 장기평균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지속, 올 10월 60.2%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여파와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탓이다.
한은은 "월세 비중 확대는 가계부채 축소, 주택 시장 변동성 완화 등 금융안정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월세 지출에 따른 주거비 부담 증가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을 시산한 결과 저소득층의 타격이 컸다. 아파트 거주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은 전세 시 17.4%였으나 월세 전환 시 21.2%로 증가했다.
또다른 특징은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간 관계성 약화다. 과거와 달리 대출 규제로 부채 증가세는 억제됐지만 서울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한은은 "집값 상승세가 규제 지역 외로 번지면 가계부채가 다시 꿈틀댈 수 있다"며 "이는 주택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뇌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은 일관성있는 거시건전성정책 관리 기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거시건전성 정책은 수도권 금융불균형 해소를 중심에 두면서 비수도권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당분간 미시적인 보완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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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정책으로 시장의 기대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며 "월세화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중장기 과제로는 산업·인프라 확충을 통한 지방 정주 여건 개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