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명되자 기획재정부 내부는 적잖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관가에선 "정치권 인사가 올 수 있다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혜훈 전 의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전날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에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기재부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경제부와 국무총리실 산하 기획예산처로 분리된다.
이와 관련 기재부 내부에선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통 장관 임명 전에 미리 예상하고 연락처 파악도 하는데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내부에서 당일에 연락처를 수소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약 3주 전 대통령실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은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사전 조율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기재부 내부로는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기재부 안팎에선 그간 임기근 기재부 2차관, 류덕현 대통령실 재정기획보좌관,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기획처 초대 장관으로 거론됐다.
이재명 정부가 재정 관료들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정치권 인사를 지명했다는 해석도 있다. 기재부 한 인사는 "관건은 예산 편성 과정에서 관료 조직을 얼마나 신뢰하고 활용하느냐"라며 "기획처가 실질적인 전략·기획 컨트롤타워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역량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활동 당시에도 전문성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라며 "굉장히 전투적이고 똑똑하고 여야 없이 지적할 것은 지적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능력은 흠잡을 데 없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있을 때도 재정 분야 전문가였고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제는 정치권 인사를 지명하면서 인사청문회 변수가 커졌다는 것이다. 한 간부급 인사는 "이 정도 주목도를 받는 장관 후보자는 기재부 역사상 거의 없었다"며 "청문회 준비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전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면서 인사청문회는 험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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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기조를 두고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한 고위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실무적으로는 오히려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청와대와 재정 기조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올 경우 조율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