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자회사 '부정' 적발
李 "기강해이" 질타에도
'심사 ~ 검증' 부실 드러나
공적 시스템 '신뢰' 훼손
전기관 감사 시행 가능성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채용비리 적발을 계기로 국토교통부 공공기관 전반으로 '채용실태 특별점검'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특히 국토부가 채용취소와 동시에 관련자 중징계를 추진하는 등 신속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채용비리를 대하는 정부의 자세가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19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 자회사인 도로공사서비스 채용과정에서 다수의 부적정 사례를 확인하고 특별감사를 진행했다. 국토부는 채용비위가 확인된 채용건에 대해 채용취소 심의를 진행한 한편 관련자에 대한 중징계를 통보했다. 채용비리 대상자에 대해 실제 채용취소까지 추진한 건 보기 드문 사례다.
이번 도로공사서비스 사례는 단일기관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채용과정에서 자격요건을 임의로 설정하고 심사절차 형식화, 검증부실 등 전단계에서 공적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 사실상 전관 출신의 합격자를 정해놓고 맞춤형 채용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공직사회 전반의 도덕불감증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공공기관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공공기관 개혁은 기관 통폐합에 초점을 맞췄다. 역할이 불분명하거나 기능이 중첩되는 기관을 과감히 통폐합하고 비효율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공개석상에서 정부부처 산하기관 임직원의 무능과 기강해이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 자리에서 "자기가 하는 일이 뭔지도,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시간이나 때우고 누릴 것만 누리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산하기관의 이런 행태를 '얼빠진 행동'에 비유했다. 도로공사를 겨냥해서도 "청소도 안 하고 말도 안 듣는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과정) 중간에 임대료, 수수료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절반이더라" 등 강한 어조로 무능과 부패를 지적했다.
한편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거듭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라지질 않는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58개 공직 유관단체를 점검한 결과 공정채용 위반으로 수사의뢰 또는 징계대상이 된 사례는 34건에 달했다. 합격자를 자의적으로 결정하거나 심사기준을 임의로 적용한 경우, 응시요건과 결격사유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례 등이 포함됐다.
채용계획 수립단계부터 부실하게 설계된 사례도 확인됐다.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하도록 공고를 설계하거나 평가과정에서 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절차가 운영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권익위는 이 가운데 1건을 수사의뢰하고 33건에 대해 징계절차를 밟았다.
채용비리가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개별사건 대응을 넘어 전면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공정채용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 만큼 제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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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 관계자는 "국토부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을 계기로 다른 공공기관으로 감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같다"며 "도로공사에 대한 전방위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유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될 경우 전수조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