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째 묶인 공제액"…상속세 과세비율, 종부세보다 2.6배 높다

"29년째 묶인 공제액"…상속세 과세비율, 종부세보다 2.6배 높다

세종=박광범 기자, 정현수 기자, 최민경 기자, 김온유 기자
2026.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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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지난 세제]<2>①

[편집자주]  정책은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현실이 빠르게 변하는 동안 정책과 제도는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당시에는 합리적이었던 정책이 어떻게 현실과 괴리됐는지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종부세보다 높은 상속세 과세비율/그래픽=윤선정
종부세보다 높은 상속세 과세비율/그래픽=윤선정

'1%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상속세가 '중산층 세금'으로 바뀌고 있다. 상속세 과세 체계가 29년째 제자리걸음 하는 사이 물가와 자산가치가 크게 오르면서다. 상속세와 함께 대표적인 '부자세'로 꼽히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보다 과세자 비율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세청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 36만3389명(잠정) 중 상속세 과세 대상은 2만2524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사망자의 6.2%가 상속세 과세 대상이란 의미다.

해당 기준에 따른 과세 비율은 2010년까지만 해도 1%대에 그쳤지만, 2020년대 들어 △2020년 3.34% △2021년 4.01% △2022년 4.23% △2023년 5.66% △2024년 5.91% 등으로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반면 2024년 기준 주택분 종부세 과세 비율은 2.24%로 상속세(5.91%)보다 크게 낮았다. 종부세 부과 기준이 되는 주택분 재산세 과세 대상(2033만2628건) 중 종부세 과세 인원(45만5331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조세 부담 형평성 제고와 부동산 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된 종부세는 상속세와 함께 '부자세' 성격을 띤다. 상속세와 종부세 과세 비율은 2010년대 중반까지 2%가량의 과세 비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서 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등 종부세를 강화하면서 종부세 과세 비율은 2022년 6.13%까지 치솟았다. 집값은 잡지 못하고 성난 부동산 민심만 확인한 문재인정부는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가구 1주택자는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그 외 가구는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렸다. 그 결과 종부세 과세 비율은 2023년 2.07%까지 낮아졌다. 2023년 이후 상속세 과세 비율이 종부세를 추월한 배경이다.

이같은 흐름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윤석열정부에서 1주택자 기준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인 데 이어 이재명정부도 추가 상향을 예고해서다. 재정경제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내용 등이 담긴 세제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연도별 사망자 대비 상속세 과세대상 추이/그래픽=김지영
연도별 사망자 대비 상속세 과세대상 추이/그래픽=김지영

반면 상속세제 현실화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1997년 도입된 상속세 일괄공제(5억원)와 배우자공제(5억~30억원)는 29년째 그대로다. 당시 5억원의 가치는 지금과 다르다. 물가상승률만 따져도 지금은 10억원 이상의 가치다. 집값 상승을 고려하면 가치는 더 커진다.

이에 따라 중산층의 상속세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원이다. 특히 상속세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종부세와 달리 시가를 따진다. 별도의 채무가 없다면 웬만한 서울 1주택자는 상속세를 걱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서울의 사망자 5만2592명(잠정) 중 상속세 과세대상은 8383명(15.94%)이다. 6명 중 1명꼴이다. 2010년 4.12%였던 서울의 상속세 과세비율은 15년새 4배 가량 증가했다.

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상속세 일괄공제 및 배우자공제 상향을 공약으로 내놨다. 하지만 정부는 2년 연속 세제개편안에 상속세 개편 내용을 담지 않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속세 도입 당시만 해도 상속세를 내지 않을 수준에 있는 사람들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됐다는 건 상속세가 더이상 부자만의 세금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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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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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최민경 기자

경제부에서 한국은행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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