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법 시행일부터 1년간 노동자 3명 이상이 산재로 사망한 사업주에게 3년 평균 영업이익의 최대 5%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공포했다. 노동자의 작업중지·대피 요건도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까지 확대된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지난해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주요 과제를 법제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공포됐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위반행위 횟수와 기업 규모, 사망자 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부과하되,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이 곤란한 경우 또는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 미만이면 30억원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위반 정도와 전체 노동자 대비 사망자 비율, 산재 예방·재발 방지 노력 등을 고려해 과징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징수액은 산재보험기금에 귀속된다.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노동자는 산재 위험이 급박하거나 우려되는 경우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 노동자와 근로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직접 요구할 수 있다.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요건도 넓어진다. 노동자가 사고로 의식불명이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경우, 붕괴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명령할 수 있다. 기존에는 붕괴·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명령할 수 있었다. 장관의 시정조치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산재 위험이 급박한 사업주는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반복 사망사고 사업장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의 산재가 발생해 법 시행일부터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은 사업장이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되면, 노동부 장관은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와 관계부처 차관급 정부위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되는 안전한일터위원회도 설치된다. 위원회는 주요 정책과 기본계획, 이행 점검 및 제도 개선 등을 심의·조정한다. 법령 위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신설되며, 세부 기준은 하위법령에서 정한다.
독자들의 PICK
지금 2,178명 읽는 중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다른 업종으로 확대된다. 하청업체에는 사용명세서 작성·보존과 목적 외 사용 금지 의무가 부여된다. 건설공사 기간 연장 사유에는 폭염·한파가 명문화되고, 수출 목적으로 수입한 안전인증 대상 기계 등은 인증을 면제받을 수 있다.
폭염·한파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과 안전인증 면제 확대는 27일부터 시행된다. 안전한일터위원회와 신고 포상금 제도는 2027년 1월28일, 과징금 신설과 작업중지 확대 등은 같은 해 4월28일부터 시행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확대는 건설업이 2027년 4월28일, 그 외 업종이 같은 해 10월28일부터 적용된다.
개정안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과징금 기준이 과도하고 비현실적이라며 반발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의 중복 제재 우려가 있고 작업중지 판단 기준도 모호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영훈 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힘을 모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난해 9월 관계부처와 함께 만든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마침내 법제화된 만큼, 새로운 제도가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 정비 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