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왕자'로 불리는 ''찐 대한 외국인' 조나단을 아시나요?

'콩고왕자'로 불리는 ''찐 대한 외국인' 조나단을 아시나요?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2.06.09 09:29
사진출처=방송화면캡처
사진출처=방송화면캡처

최근 한국 육상계를 뒤흔드는 샛별 중 한 명으로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라는 이름의 단거리 선수가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자라 안산시청에 속해 있는데 한국 육상 남자 100m에서 오랜기간 1위를 지켜온 김국영에게 최근 0.02초 차이로 졌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이 선수에게 우리나라는 내년 열릴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의 결선진출을 바라고 있다.

그의 이름이 특이한 이유는 콩고민주공화국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의 말과 행동에서 지금의 대한민국 스무 살의 그것을 그대로 발견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한민국 원어민이다. 단지 피부색만 검은 그에게 많은 사람들은 친근함을 느끼고 응원을 보낸다.

어쩌면 비웨사보다 먼저 우리나라에 콩고민주공화국을 알린 이가 있다. 바로 조나단 토나 욤비, 우리가 알고 있는 방송인 조나단이다. 2013년 KBS1 휴먼다큐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콩고왕자’편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그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예능 대세로 올라와 있다.

그는 현재 69만 5000 구독자의 유튜버이면서 tvN 스토리 ‘벌거벗은 한국사’, tvN ‘70억의 선택’, JTBC ‘외나무식탁’, KBS2 ‘갓파더’ 등의 고정 출연자다. 올해만 해도 ‘복면가왕’ ‘진격의 할매’ ‘국민 영수증’ ‘옥탑방의 문제아들’ ‘놀면 뭐하니?’ ‘유퀴즈 온 더 블럭’ ‘안싸우면 다행이야’ 등 그야말로 틀면 나온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콩고’와는 다른 나라다. 자이르라는 국호를 쓰기도 했던 이 나라는 최근 조나단의 활약에 의해 한국인의 뇌리에 깊이 남게 됐다.

사진제공=샌드박스
사진제공=샌드박스

2019년 8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조나단은 콩고왕자 캐릭터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실 2008년 입국했던 조나단은 초등학교를 들어오던 시절부터 한국생활을 시작했고 그 이후 15년에 가까운 시간을 한국에서만 보냈기 때문에 유년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오롯이 한국의 문화 영향력 아래에서 자랐다. 그가 세간을 놀라게 한 것은 단순히 한국말을 잘 하는 외국인이어서가 아니었다.

그의 말과 행동 뿐 아니라 가치관과 사고방식이 놀랍도록 대한민국 10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유튜브에서 여동생 파트리샤와 호흡하는 모습은 여동생과 티격태격하는 바로 우리네 10대 그대로였다. 조나단은 ‘외국인치고’ 한국말을 잘 한다거나, ‘외국인치고’ 재밌다는 수식어를 넘어 그냥 재밌다. 그냥 봐도 웃기는 예능감을 갖고 있다.

사실 대한민국의 안방에서 외국인들이 예능대세로 올라선 적은 꽤 있었다. 과거에는 장기자랑의 형태로 드문드문 볼 수 있었던 모습이 2006년 KBS2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조금씩 바뀌었다. 대중은 일단 ‘미녀들의 수다’에 나오는 외국인 여성 출연자들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놀랐다. 이들 중 소수는 장기간의 한국생활을 통해 한국인의 많은 것을 체화하고 있었다.

이렇게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들의 예능활약이 이어지던 예능가는 이번에는 ‘한국을 아예 모르는’ 외국인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는 대외적으로 K팝을 비롯한 ‘K-컬쳐’가 세계적인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외국인이 과연 우리의 문화와 음식 그리고 사고방식을 어떻게 볼지 집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나 tvN ‘서울메이트’등의 숙박 예능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또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들이 모여 MBC에브리원 ‘대한 외국인’이나 JTBC ‘비정상회담’ 등 퀴즈나 토론형식의 예능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조나단의 등장은 예능에서 ‘외국인’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조나단은 실제 한국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으며 귀화와 군 입대도 생각하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20대와 같은 모습이다. 그에게 한국은 단순히 ‘호기심의 영역’이나 ‘놀라움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삶의 영역’이며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일궈야할지 고민하며 살아가는 터전과 같은 곳이다.

그의 이러한 입지는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또 다른 한국인들을 품을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조나단의 위치는 우리가 단순히 놀라거나, 응원하는 수준을 넘어,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 많은 제2, 제3의 조나단 그리고 제2, 제3의 파트리샤가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다.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장식해왔던 ‘단일민족’의 신화는 이미 깨진 지 오래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TV에서만은 그 신화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지 모른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진짜 ‘예능왕자’ 조나단은 TV를 보는 우리의 시선이 TV 밖에서 만큼이나 크고 넓어져야 함을 역설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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