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sponsor they got they own fundin'(스폰서 따위 필요 없어. 내 돈 내가 벌지)”
제니(JENNIE)의 신곡 ‘엑스트라엘(ExtraL)’ 초반부에 나오는 가사다. 이러한 말이 제니 입으로 뱉어질 때, 이것은 반박 불가한 팩트가 된다. 하이엔드 외제 차와 협업해 세계에서 단 2대뿐인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고, 입는 옷, 사는 곳도 모조리 으리으리하다. 그리고 겸손을 미덕이라 보는 한국에서, 이러한 사실을 거칠 것 없이 노래로 부를 수 있는 건 그가 말한 대로 스스로 부와 명성을 쌓아서다.
제니는 지난 21일 미국 여성 래퍼 도이치(Doechii)가 피처링한 솔로 정규 1집 수록곡 ‘엑스트라엘’을 선공개했다. 도이치는 지난 2일 개최된 제67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랩 앨범’을 수상했을 정도로 지금 미국 힙합 신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다.

두 슈퍼스타가 부른 ‘엑스트라엘’은 순간을 온전히 만끽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움에 대해 노래한다. 때문에 이 노래는 비트도 가사도 퍼포먼스도 박력 있다. 두 사람이 타이트한 비트 위에서 우수수 쏟아내는 래핑은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농성처럼도 들린다.
제니는 ‘엑스트라엘’에서 특유의 묵직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유려한 플로우 변화를 보여주며 곡에 역동성을 더한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등장하는 도이치의 래핑은 귀에 착착 감기는 쫀쫀함에 전율을 돋게 한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강렬해져 뇌리에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비트가 단순히 반복되지 않고, 중반부에서 변주되는 리듬과 일렉트로닉적인 사운드의 레이어가 곡의 역동성을 높인다.

뮤직비디오는 자신감과 자기 확립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내며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으로 긴장감을 준다. 중간중간 메탈릭한 텍스처가 돋보이는 의상에 CG를 결합하고, 제니의 파격적인 표정 연기로 독창적인 미장센을 만들어낸다. 특히 동양인인 제니와 흑인인 도이치가 백인 남성을 가운데 앉혀 두고 “이 세계는 우리가 지배해”라고 노래하는 대목은 상당히 상징적이다.
여성의 연대와 우월함을 노래한 ‘엑스트라엘’과 비슷한 결의 ‘만트라(Mantra)’를 비롯해 ‘러브 행오버(Love Hangover)(feat.도미닉 파이크(Dominic Fike))’, ‘젠(ZEN)’ 등 제니는 정규 1집에서 새로운 음악적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이번 도이치와의 협업에서 메시지가 보다 뚜렷하고 강렬해졌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선언을 점점 선명히 하고 있다. 정규 1집이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