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를 믿고 색을 구축한 아티스트는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세븐틴의 새 동갑내기 유닛 호시X우지의 첫 번째 싱글 앨범 ‘BEAM’은 둘만이 낼 수 있는 고유한 색을 단단함으로 힘 있게 들려준다. 세븐틴 내에서도 각각 퍼포먼스팀과 보컬팀을 이끌어온 두 사람은 긴 연습생 생활과 데뷔 이후의 시간을 함께하며 음악과 무대를 향한 애정을 깊게 다져왔다. 그리고 이제,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시너지로 특급 유닛의 존재감을 발산한다.
‘BEAM’의 타이틀 곡 ‘동갑내기’는 1996년생 쥐띠 동갑인 호시와 우지가 함께 걸어온 시간을 담은 곡이다. “우리 둘이 뭉침 호우 주의 / 첫 만남은 코찔찔이 중2”라는 가사처럼, 연습생 시절부터 K팝 대표 아티스트로 성장하기까지 서사를 리드미컬하게 풀어낸다. 2000년대 힙합 리듬을 기반으로 한 사운드는 보컬 촙(보컬 샘플을 잘게 나누고 변형해 새로운 멜로디나 리듬을 만드는 기법)과 신디사이징을 결합해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했다.
가사에서는 그들이 얼마나 자신에게 확신이 있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리처럼 해봐요 Just like this”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 그들이 걸어온 길이 곧 하나의 모범이 될 수 있음을 자부하는 선언과도 같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이러한 자신감이 강조된다. 개성이 흐려지기 쉬운 시대 속에서 호시X우지가 보여주는 열정은 살짝 유치해 보일지언정 유약함과는 거리가 멀다.

‘BEAM’의 또 다른 핵심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출하는 태도다. 첫 번째 트랙 ‘PINOCCHIO’는 사랑 앞에서 솔직해지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그린다. 거짓말을 할수록 사랑이 깊어진다는 역설적인 감정을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지는 동화 속 피노키오에 빗대어 풀어낸다. 메시지의 역설처럼 사운드도 몽환적이다. 얼터너티브 알앤비 사운드 위로, 피처링을 맡은 황소윤(새소년)의 독특한 음색이 더해져 감정의 깊이를 확장한다.
세 번째 트랙 ‘STUPID IDIOT’는 완전히 다른 결을 지닌다. 딥 하우스 기반의 중독성 강한 비트 위에서 호시X우지는 순간을 즐기는 법을 이야기한다. “얼레리 꼴레릴리랄라”라는 자유와 놀림 사이에서 두 사람은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기대와는 다르게 바보 같아 보일지라도,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유롭고 호기롭게 즐길 줄 아는 태도를 강조한다. ‘동갑내기’가 자기애의 자부심을 보여줬다면, ‘STUPID IDIOT’은 자의식의 경계를 허물고 순수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곡이다.
호시X우지는 2017년 세븐틴 정규 2집 ‘TEEN, AGE’ 수록곡 ‘날 쏘고 가라’에서 이미 시너지를 증명한 바 있다. 당시의 패기와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긴 곡이었다면, 7년이 지난 지금의 그들은 한층 더 단단한 긍지와 여유를 장착했다. 퍼포먼스팀과 보컬팀 리더로서 오랜 기간 팀의 중심을 지탱해 온 두 사람은 이제 새로운 느낌으로 세븐틴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특히 ‘동갑내기’의 “손오공 중에 우두머리죠 / 96 하면 용띠 형들 다음 우리죠”라는 가사처럼, 세대를 대표하는 자신감을 갖춘 그들은 실력의 동반으로 자신들의 개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애써 겸손해지려 하지 않고 오히려 과도하게 폼을 잡는, 남을 지나치게 인식하기보다 자신들을 그런 존재로 인정하게 만드는 것. 과해 보일지라도 자기애로부터 비롯된 확신이야말로 두 사람을 빛나게 한 가장 큰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