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거' 김남길, 화려한 총기 액션 뒤에 담은 질문 [인터뷰]

'트리거' 김남길, 화려한 총기 액션 뒤에 담은 질문 [인터뷰]

이덕행 기자
2025.07.30 09:27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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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남길이 이번에는 화려한 총기 액션을 선보였다.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김남길과 액션은 이제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다만, 이번에는 그 액션을 통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지난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트리거'(연출 권오승·김재훈, 극본 권오승)은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액션 재난 스릴러 작품이다.

스나이퍼로 활동했던 전직 군인이자 현직 경찰 이도 역을 맡은 김남길은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열혈사제' 이전에 '트리거'를 먼저 찍었다는 김남길은 표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잘 나온 것 같다는 소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찍을 때 염려했던 부분,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혈사제2'보다 앞서 찍었던 작품인데, 공중파가 가진 작품의 특징과 OTT 작품의 특징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됐어요."

'트리거'는 총기청정국 한국에 총기가 풀린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한국에서는 낯설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낯설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김남길 역시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실제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판타지로 치부하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고통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작품 공개를 앞두고 인천 송도에서 실제 총기 사망 사례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흔히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뉴스로만 접하고 전후 상황을 몰라 말씀드리기는 애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에 놀랐어요.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무거워졌어요. 혹시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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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는 스나이퍼 출신으로 공식적인 임무 중 적 사살횟수가 99명에 달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이 당연한 캐릭터지만, 김남길은 오히려 방어적인 액션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OTT라서 더 잔인하고 직접적인 표현도 가능했지만, 이도는 처음부터 총을 들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 경찰이 된 사람이잖아요. 액션에서도 살상적인 부분보다는 방어적인 액션을 하려고 했어요."

물론, 후반부에는 화려한 액션이 드러난다. 김남길은 "이제 액션은 필요악"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설명했다.

"저에게는 필요악이 된 것 같아요. 배우에게는 잘하는 장르, 잘할 수 있는 장르가 있는데 저에게는 액션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장르인 것 같아요. 로맨스를 해도 들어갈 테고, 의사를 해도 들어갈 것 같아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서도 처음에는 액션이 없었어요. 그런데 초반에 액션이 있어야 프로파일러로서 변화를 보여줄 것 같다는 의견 때문에 액션이 들어가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아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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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의 설명처럼 이도는 총기의 위험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총기가 퍼지는 대한민국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해 누구보다도 발로 뛴다.

"'총을 다시 들고 싶지 않아요'라는 대사가 이도의 인생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처음부터 철학이 있던 게 아니라 군인이자 스나이퍼 출신으로 분쟁지역에서 아군을 지키기 위해 살상이 불가피한 직업을 가졌다가 가치관이 바뀐 거 잖아요. 그러다 사건을 막기 위해 다시 총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도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았어요."

다양한 이유로 방아쇠를 당기는 등장인물을 보고 있으면, '총기 합법화'라는 표면적 주제뿐만 아니라 사적 복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김남길은 이러한 부분을 계속해서 주의하며 촬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보시는 분들이 감정적으로 동조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이 짜여져 있어요. 그렇지만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총을 가지면 이렇다라는 느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약자와 강자를 떠나 사람의 본질을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사적복수를 다룬 다른 작품들과 달리 '트리거'의 사적 복수는 단순한 사이다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김남길 역시 작품을 찍으며 사적복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법이 약하거나 심판해 주지 않아서 사적으로 심판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게 정당하다면 처벌받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요. 주변에서도 공권력을 찾아갔지만 누가 봐도 피해를 입었음에도 구제를 못 받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트리거'를 찍으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거나 목숨을 빼앗는 건 어떤 서사나 정당성이 있어도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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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은 '트리거'를 비롯해 최근 정의의 편에 선 인물들을 많이 연기하고 있다. 김남길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와 이를 캐릭터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밝혔다.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다 상황이 맞물릴 때 정의가 폭발력을 가지는 거지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강요받고 싶지도 않고요. 정의와 관련된 인물은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편견이 스스로도 있어요. FM이고 준법정신을 지킬 것 같은 답답합이 있죠. 그런데 너무 FM이고 정직하면 시청자분들이 안볼 것 같긴 해요. '열혈사제'를 봐도 분명 정의롭지만 해일이가 법을 안 지키거나 야비할 때도 있잖아요. 현장에서도 그런 충돌이 있기는 해요. 감독님이나 작가님은 FM대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하는 거죠. 물론,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상의도 해요."

배우가 아닌 자연인으로서도 김남길은 NGO 길스토리를 오랜 시간 운영하고 있다. 김남길은 자신은 정의롭거나 좋은 사람이 아니라며 단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을 분이라고 강조했다.

"'선덕여왕' 때 잘되는 배우들은 으레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런데 저는 연기하는 것 같아 반감이 커서 안 갔어요. 그러다 많은 참여를 부탁하는 영상이라는 걸 알게되고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안 그런다고 잘못이라는 건 아니지만,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착한 사람이라 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

다만, 작품 선정과 시민단체 활동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선역과 악역에 대해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은 김남길은 결국 '메시지'와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품과 시민단체는 별개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작품 할 때는 시민 단체에 신경을 못 쓰는 것도 사실이고, 제 직업은 결국 배우니까요. 작품을 고를 때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비열한 역할이나 살인마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좋든 나쁘든 사람들이 생각해 볼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 다음은 캐릭터에요. 배우들은 그냥 나쁜 놈이 아니라 서사를 넣고 싶어하거든요. 물론 캐릭터가 스토리를 넘어가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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