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찬열·디오·카이·세훈·레이가 엑소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본의 아니게 갈등 한가운데에 섰다. 묵묵히 팀을 지켜온 이들의 복귀가 축하보다 논란에 가려진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는 지난 27일 "엑소가 수호, 찬열, 디오, 카이, 세훈, 레이 6인 체제로 연말 팬미팅 'EXO’verse(엑소버스)'과 내년 정규 8집 활동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정규 7집 'EXIST(엑지스트)' 이후 2년 반 만에 이뤄지는 팀 활동으로, 엑소의 오랜 공백기를 깨는 복귀라는 점에서 국내외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첸백시(백현·시우민·첸)가 활동에서 빠지면서 '엑소 완전체 복귀'가 무산된 배경을 두고 SM과 첸백시 간의 입장 차가 불거졌다. 양측은 이틀간 세 차례의 반박 입장을 주고받으며 엑소의 컴백 프로모션보다 분쟁 해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 사이 팀의 이름을 지켜온 나머지 멤버들은 오랜만의 복귀 앞에서 뜻하지 않은 논란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 첸백시, SM 상대로 문제 제기했지만 검·경·행정 모두 "위법 없음"
양측의 갈등은 지난 2023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첸백시는 장기 전속계약이 부당하다며 해지를 요구했고, 같은 해 6월 18일 SM과 협의를 통해 새로운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시 합의에 따라 엑소 활동은 SM이, 개인 및 유닛 활동은 첸백시의 독자 레이블(INB100)이 담당하기로 했다. 또 첸백시는 개인 활동 매출의 10%를 SM에 지급하기로 했다. 양측은 전속계약 효력이 유효하다는 점도 합의했다.
그러나 첸백시가 해당 10%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첸백시는 "SM이 음원 유통 수수료율(5.5%)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지급을 유보했고, SM은 "유통 수수료율을 결정할 권한이 없어 합의서에 관련 규정을 삭제했다"고 반박했다.
결국 양측은 2년여에 걸쳐 법정 다툼을 벌였고, 수사기관과 법원, 행정기관 모두 SM의 손을 들어줬다.

■ SM "진지한 노력 선행 순리" vs 첸백시 "엑소 완전체 활동 간절"
이 같은 상황에서 첸백시는 엑소 완전체 활동을 두고 SM과 또 한 번 입장 차를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첸백시 소속사 INB100은 지난 29일 "엑소의 일원으로서 완전체 활동을 팬들에게 약속드렸고 이를 위해 백방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SM과 직접 만나 합의 방향을 논의했고, 연말 활동을 전제로 개인 일정을 비워두는 등 협의 의사를 지속적으로 보여 왔다. SM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용했음에도 6인 체제 활동 발표를 접했다"며 합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배제된 경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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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M은 같은 날 "분쟁 종결과 팀 활동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무리한 다수의 분쟁을 통해 양측 간의 신뢰가 크게 무너졌음은 물론, 엑소라는 팀에 끼친 피해 및 팬들과 멤버들에게 준 상처가 컸기 때문에 기존 합의서를 이행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3인 측의 진지한 노력이 선행되는 것이 순리"라고 반박했다.
특히 SM은 첸백시가 "10월 2일 2차 조정기일 이후 당사가 제시한 모든 조건을 수용하며 합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16일에 먼저 이의신청을 했다"며 "사실관계를 왜곡한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SM의 입장에 INB100은 30일 다시 한번 반박 입장을 냈다. INB100는 "첸백시는 매출액 10% 지급 의사에 변함없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모든 협의는 엑소 완전체 활동을 전제로 진행됐다. 첸백시는 엑소 멤버들과 직접 소통 중이었으며 팀의 일원으로서 함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입장이다.
첸백시는 재반박을 통해 ▲매출액 10% 지급 의사가 여전하다는 점 ▲엑소 완전체 활동을 중요시한다는 점 ▲이의신청은 절차상 행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갈등으로 남은 건 결국 엑소와 팬 상처
이번 사안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엑소 그 자체다. 수호·찬열·디오·카이·세훈·레이 여섯 멤버는 2년 반 만의 팀 활동을 앞두고도 복귀의 의미보다 갈등의 여파에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오랜 시간 팀을 지켜온 멤버들에게는 불필요한 오해와 부담이, 팬들에게는 완전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좌절로 바뀐 셈이다.
엑소는 데뷔 13년 차에도 여전히 탄탄한 팬덤과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K팝 대표 그룹이다. 그러나 법정 다툼으로 인한 부정 이슈가 지속될수록 팀 이미지와 팬덤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SM이 강조한 순리가 팀 전체의 균형과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전제라면, 첸백시 역시 팀의 이름이 지닌 무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팬들이 바라는 것은 승패가 아니라 다시 무대 위에서 하나의 엑소로 서는 순간이다. 이번 논란이 그 길을 늦추는 장애물이 아닌 서로가 책임과 신뢰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로 남기를 바라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