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목지'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공포 영화 흥행사의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살목지'(감독 이상민)는 10일 기준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2018년 개봉한 '곤지암'의 기록을 제치고 국내 박스오피스 역대 공포 영화 흥행 2위에 오른 성과다. 첫 장편 영화로 예상 밖의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상민 감독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300만은 상상도 못 했던 숫자라 이게 현실인가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정체불명의 형체가 찍힌 뒤 재촬영을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검고 깊은 물속의 무언가와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공포 영화다. 익숙한 일상 공간과 저수지라는 폐쇄적 이미지, 물귀신 소재를 결합해 관객들에게 강한 체험형 공포를 안기며 입소문을 탔다.
이상민 감독은 300만 돌파 소식을 접한 뒤 촬영 현장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많은 관객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다'고 해주셨던 말들이 생각난다"며 "그때는 300만이라는 숫자가 농담으로도 조심스러운 관객 수였다. 지금도 그저 놀랍다"고 말했다.
관객 반응 역시 감독에게는 특별하게 남았다. 이상민 감독은 극장에서 우연히 '살목지'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대화를 들은 경험을 전하며 "일단 나는 당분간 물가는 못 갈 것 같아"라는 반응이 특히 기억에 남았다고 밝혔다. 또 "감독이 멱살 잡고 롤러코스터를 태워준다"는 평에 대해서는 자신이 영화를 만들며 생각했던 방향과 맞닿아 있어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다.
영화가 흥행한 이유로는 해석의 여지와 배우들의 힘을 꼽았다. 이상민 감독은 관객들이 실제로 물귀신에 홀리는 듯한 감각을 느끼길 바랐고, 그래서 서사에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여백을 남겼다고 했다. 수인이 언제부터 홀렸는지, '진짜 기태'가 어느 순간 '가짜 기태'로 변했는지에 대한 관객들의 해석도 흥미롭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그는 배우들의 매력이 입소문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짚었다. 김혜윤과 이종원이 만든 기태와 수인의 케미스트리, 김준한의 미스터리한 분위기, 김영성·오동민의 생생한 연기, 장다아·윤재찬의 발랄한 에너지가 캐릭터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감독은 "두 캐릭터 모두 많은 부분을 직접 설명하지 않는데, 두 배우의 연기력과 매력이 설명되지 않은 지점들을 더 큰 장점으로 승화시켜 줬다"고 말했다.
첫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으로 300만 관객을 동원한 기록에 대해서는 "커다란 행운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살목지'의 제작부터 개봉까지 모든 과정이 새로운 경험이었고, 그 시간이 앞으로 다시 넘어야 할 기준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들의 기대에 부끄럽지 않도록 좋은 영화로 다시 찾아오겠다는 각오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