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미니 6집 'Strange Muse' 발매

엔믹스의 생일 파티에는 환호와 먹먹함이 함께 있다. 꽃가루가 흩날리는 무대에서 멤버들은 웃으며 춤추고 노래한다. 음악도 그 풍경처럼 화려하고 웅장하지만 감정은 쉽게 들뜨고 사라지지 않는다. 타이틀곡 '긴 소원 (Birthday Wish)'(버스데이 위시)는 함께하는 기쁨과 그 시간을 오래 지키고 싶은 마음을 포개며 파티에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지난 19일 발표한 엔믹스의 미니 6집 'Strange Muse'(스트레인지 뮤즈)는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영감이 되어주는 이야기를 담았다. 각자의 개성을 펼치면서도 마음 깊이 연결된 공간인 믹스토피아가 배경이다. 여섯 곡 가운데 절반을 데뷔 후 첫 유닛곡으로 채운 구성 역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한다는 주제와 맞닿는다.
'긴 소원'의 사운드는 이 만남을 다채로운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뭄바톤과 아프로, 퓨처 하우스를 결합하고 뒤틀린 베이스에서 직관적인 후렴 리듬으로 흐름을 바꾼다. 낯선 질감으로 긴장을 만든 뒤 쉽게 몸을 맡길 수 있는 리듬을 내놓는다. 장르 변화가 축제의 흥을 밀어 올리면서도 그 안에 흐르는 로맨틱한 감정을 이어간다.
후렴은 이 곡의 두 가지 표정을 압축한다.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선율에는 상대를 향한 간절함이 실리고, "Celebrate it"을 반복하는 구절에는 함께 외치는 축하의 기운이 담긴다. 높은 음역의 노래와 짧은 반복 구절이 어우러지며 벅찬 감정과 친숙한 흥을 동시에 만든다. 화려한 규모 속에서도 누구를 위해 부르는 노래인지 놓치지 않는 구성이다.

음악의 무게를 더하는 것은 그 흥이 잠시 가라앉는 순간이다. 피아노와 목소리만 남은 브레이크에서 엔믹스는 서로의 세상이 달라져도 소원을 빌겠다고 약속한다. 이어 길을 수없이 잃더라도 상대를 찾아가겠다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반주를 덜어낸 자리에 관계를 지키려는 의지가 들어서면서 다시 고조되는 후렴은 한층 간절한 축하로 돌아온다.
인트로의 상처 입은 마음과 새로운 시작에 관한 말도 이 흐름 안에서 의미를 얻는다. 이들의 생일은 이미 정해진 날짜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상대에게서 잃어버린 자신의 일부를 발견하고 다시 출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후렴에서 "Now I can see"가 "Now I can breathe"로 바뀌는 대목이 특히 좋다. 서로를 알아보던 만남이 살아갈 숨을 얻는 관계로 깊어진다.
뮤직비디오는 그 관계에 함께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을 부여한다. 꽃가루와 춤, 노래는 파티라는 설정을 시각적으로 펼쳐놓는다. 무대 위에서 웃으며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은 서로를 위한 파티의 주인공이 된 듯하다. 상대의 존재를 기뻐하는 가사가 즐거운 표정과 몸짓으로 구체화된다. 음악에 깔린 묵직함도 이 기쁨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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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서의 연결이 이번 믹스팝의 설득력이다. 리듬과 반주의 밀도를 바꾸는 전개가 흥겨움, 다짐, 벅참의 순서로 감정을 쌓는다. 보컬 역시 그 흐름을 이어야 한다. 설윤이 높은 후렴을 듣기 편하게 전하려 발성 위치를 바꿔봤다고 밝힌 작업기는 기량을 드러내는 일과 감정을 전달하는 일을 함께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수록곡은 다정함 곁에 다른 태도를 놓는다. 'Kerosene'(케로신)은 얼터너티브 댄스팝과 하이퍼팝을 섞고 후렴마다 변주를 주며 겁 없이 나아가는 의지를 담는다. 배이가 작사에 참여한 'RudE TaLK'(루드 톡)는 공격적인 후렴과 향수를 자극하는 벌스를 대비시켜 험담에 맞선다. 타인과 연결되는 마음과 자신을 지키는 마음을 고루 배치했다.
유닛곡에서는 멤버별 색깔이 드러난다. 릴리·해원의 '너는 달 (Sing to the Moon)'(싱 투 더 문)은 피아노와 보컬에 집중하고, 설윤·배이의 'Hot 'n Unbothered'(핫 앤 언바더드)는 808 베이스와 라틴 그루브로 여유를 표현한다. 지우·규진의 '휙 (WHIP)'(휩)은 속도감 있는 랩과 보컬 루프의 교차를 택한다. 멤버 전원이 각 유닛곡 작사에 참여하고 규진은 작곡에도 도전해, 개성의 확장을 실제 작업으로 연결했다.
'Strange Muse'는 함께 빛나는 순간과 각자의 색깔을 펼치는 시간을 한 앨범에 담았다. 그 중심에서 '긴 소원'은 만남을 축하하는 흥겨움에 오래 함께하고 싶은 바람을 실어 보낸다. 무대에서는 환하게 웃고, 노래에는 가볍지 않은 진심을 남긴다. 엔믹스가 마련한 파티는 그렇게 화려한 순간 뒤에도 이어질 관계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