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새삼스런 웰빙주택

[기자수첩]새삼스런 웰빙주택

송복규 기자
2004.01.28 09:47

[기자수첩]새삼스런 웰빙주택

최근 ‘웰빙(well-being)’이란 단어가 세간의 화두(話頭)다. 명절상품으로 웰빙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주택업계는 웰빙을 테마로 한 친환경, 건강 아파트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웰빙은 물질적 가치보다 건강과 여유로운 삶을 척도로 삼는다는 뜻으로 주택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하는 ‘웰빙주택’은 설계 및 평면에서 단지조경, 마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히 오는 5월말부터 100가구 이상 아파트의 실내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 입주민에게 60일 동안 공고토록 하는 ‘실내공기관리법’ 시행을 앞두고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유해물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친환경 자재 도입을 비롯해 오염물질 강제 배출 환기시스템 적용 단지도 나왔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건강아파트, 친환경단지 등을 강조해 온 주택업체들의 새삼스런(?) 웰빙 붐을 보노라면 왠지 입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그 동안 빈번하게 발생했지만 애써 모른 체 해온 ‘새집 증후군’이 모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불거지자 이 틈에 미분양 아파트를 팔아보자는 한낱 마케팅 전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현재 실내 오염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마감자재 개발이 걸음마 단계인 만큼 업체들이 도입한다는 친환경 자재 등이 실제로 입주자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업체는 기왕 웰빙이라는 테마를 앞세운 만큼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층간소음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는 등 입주자들의 주거 질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 다만 웰빙을 분양가를 올리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기존 자재에 대한 충분한 검증 과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규정을 정한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다.

무조건 선진국 기준만 따라 규칙을 정하기 전에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자재가 어느 정도 유해한지 꼼꼼히 따져 현실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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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국내외 벤처투자 업계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간, 한 뼘 더 깊은 소식으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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