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재건축 길 열렸다…'소형 구축 단지' 몸값 오를까

나홀로 재건축 길 열렸다…'소형 구축 단지' 몸값 오를까

김지영 기자
2026.04.22 16:05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안양시청에서 열린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3/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안양시청에서 열린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3/뉴스1 /사진=(서울=뉴스1)

정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노후계획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하면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시장의 구조 변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2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국무회의를 통과해 의결된 노후계획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21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 이번 개정령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핵심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단일 아파트 단지도 재건축진단을 면제받고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그동안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에서는 통합 재건축이 사실상 전제 조건으로 작용해 왔다. 인접 단지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반복됐고 안전진단 통과에도 장기간이 소요되며 초기 단계부터 추진 동력이 약화되는 구조였다. 이번 제도 개편은 이런 장애 요인을 제거해 정비사업 추진을 앞당기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안전진단 면제는 사업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안전진단과 동의율 확보 과정에만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해당 절차가 생략되면 정비구역 지정과 조합 설립 등 후속 단계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규모가 작거나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후순위에 머물렀던 단지들도 재건축 추진을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정비업계는 1기 신도시 내 '나홀로 구축 아파트'의 재평가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대단지 중심으로 형성됐던 재건축 프리미엄이 중소형 단지로 확산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입지는 양호하지만 규모가 작아 통합 재건축에서 배제됐던 단지들의 경우 독자 사업 추진이 가능해지면서 투자 수요 유입과 함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분당신도시 내 서현동, 수내동 등 핵심 학군지와 생활 인프라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단지 외곽에 위치한 중소형 단지와 장지동 블록단위 단지 등이 일찌감치 수혜 단지로 거론된다. 일산 신도시 마두동·정발산동 일대 후곡·강촌 등 중소형 단지도 정비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재건축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뎠던 중동신도시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반달마을·은하마을 일대는 서울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는 양호하지만 인근 단지만 19곳에 이르는 등 단지 간 연계성이 낮고 규모가 작아 통합 재건축 추진이 어려웠다.

다만 안전진단 면제가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한 만큼 단지별 명암은 엇갈릴 전망이다. 안전진단 면제는 주변에 통합 개발이 가능한 노후 단지가 없거나 이미 인근 단지가 재건축을 진행 중인 경우, 또는 공공 차원의 정비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등에 한정된다.

사업성 역시 핵심 변수로 남는다. 용적률 상향 가능성, 기반시설 부담, 공사비 수준 등에 따라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공사비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은 소규모 단지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민 동의율 확보도 중대 변수다. 단독 재건축 추진의 경우 의사결정 구조는 단순해지지만 반대로 개별 주민이 감당해야 할 비용 부담과 그에 따른 갈등 요인은 커질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갈등 요인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사업 추진 동력이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재건축 시장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로 평가했다. 대단지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존 시장 구조가 소규모 단지까지 확장되면서 사업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정체됐던 단지들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제도적 완화가 곧바로 사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보다는 개별 단지의 여건에 따라 속도와 성과가 차별화되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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