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이사 사장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고 경쟁력이 높은 도시들은 주로 유럽과 북미에 많다. 취리히, 밴쿠버,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등 수많은 도시들이 세계 최고를 향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도시들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이런 도시들은 무엇보다 도시의 디자인이 다르다.
우선 1인당 생활권 공원 면적이 우리 서울의 3배∼6배에 이르고, 녹지 등 공공용지가 차지하는 면적이 도시 전체의 35% 안팎이나 돼서 도시의 색깔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며 대기의 맛이 다를 뿐 아니라 석양의 빛깔과 소리도 다르다.
둘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들에서는 직·주·상·학·원이 복합·근접 배치되는 설계를 채택해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하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의 편의를 극대화하고 있다.
셋째 이런 세계적 도시 전역 곳곳에서는 천 여 개의 작은 근린공원들이 있고, 주요 다핵 도심 역할을 하는 거점 지역에는 100만 평 안팎의 대규모 생태 가족공원을 대여섯 개씩 가지고 있다.
이런 크고 작은 공원들은 100여 킬로미터가 넘는 도시 숲길(Greenways: 녹지 축)로, 때로는 일직선 선형(Linear)으로, 환상형(Web)으로 일일이 다 연계돼 거의 모든 가정에서 걸어서 250미터 안팎의 거리에 아름다운 숲길과 시민들을 생명력과 치유력이 넘치는 대규모 생태가족공원으로 인도하도록 설계돼 있는 것이다.
일례로 밴쿠버에는 200만 평이 넘는 아시아 정신 공원(Pacific Spirit Park)과 100만평이 넘는 스탠리 파크(구 영국군 기지), 잉글리시 베이, 엘리자베스 파크, 센트럴 파크 등 아름다운 숲공원이나 해변공원이 즐비하다.
특히 이 공원들을 잇는 수백 킬로미터의 도시숲길 (그린웨이)이 거미줄처럼 밴쿠버시 전역을 연결하고 있어, 밴쿠버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독자들의 PICK!
뉴욕이나 보스턴에 가면 거대한 중앙공원과 거점별 대규모 생태가족공원과 일직선 선형공원이 연계돼 있는 환상형(고리형) 도시숲길이 세계적 이목을 끈다.
150년 전에 천재 공원설계가 프레데릭 옴스테드가 만든 맨해턴의 102만평 센트럴 파크는 뉴욕의 경쟁력이다. 옴스테드의 2번째 작품인 프로스펙트 공원도 70만평이 더 되고, 그 아름다움이란 센트럴 파크를 앞선다.
이런 뉴욕에 배터리 파크를 따라 허드슨 강을 따라 수십 킬로미터의 선형 공원이 늘어나면서 뉴욕은 이제 그린웨이가 즐비한 박물관만큼이나 명물이 되어가고 있다.
150년 전, 옴스테드가 설계한 보스턴의 에메랄드 네크리스 환상형 그린웨이와 최근 보강되고 있는 사파이어 네크리스 수변공원 벨트는 보스턴의 긍지다.
서울이 세계적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600년,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잘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한편, 서울을 녹·청색 환경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푸른 숲과 파란 하늘과 맑은 물을 가진 생명력 높은 도시가 돼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생활권에 공원과 녹지가 최소한 2000만평 이상 늘어야 한다. 상하이 수준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한강과 30여개 크고 작은 샛강변에는 보스턴의 사파이어 네크리스처럼 수변 공원 벨트가 완성되고, 용산, 남산, 응봉산, 뚝섬의 서울숲을 잇는 서울의 첫 ‘에메랄드 네크리스’가 완성되면, 우리 서울은 한국의 수도에서, 아시아의 수도로 도약하는 대 전기가 될 것이다.
용산 미군기지는 82만평 전부가 100% 생태가족 중앙공원이 돼 천만 서울시민과 7천만 겨레의 치유의 숲, 생명의 숲, 희망의 숲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