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원가공개 도입시 사업불가"

"상한제·원가공개 도입시 사업불가"

대담=방형국 건설부동산부장 정리=문성일 기자
2007.01.08 10:32

[머투초대석]대한건설협회 권홍사 회장

"분양가상한제나 분양원가 공개 도입에 앞서 정부와 정치권뿐 아니라 실무경력이 있는 건설업계와 시민단체, 국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민 대토론'을 합시다."

새해 벽두부터 전국이 온통 부동산 문제에 관심이 쏠려있다. 그 중심에는 민간업체들이 공급하는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규제가 놓여있다. 핵심 논제는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여부다.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는 이미 당정이 지난달 중순 협의를 통해 도입키로 확정한 상태다. 시행시기는 오는 9월로 책정해 놓았다.

문제는 '분양원가 공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고분양가를 해결하고 집값을 잡기 위해선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원가공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부는 '분양가상한제' 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맞서고 있다.

당정간 물밑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당정은 오는 11일 고위 당정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도 그동안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업체들의 지적이다. 업계는 이미 당정이 결정한 '분양가상한제'에 대해서는 수용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추가적인 '분양원가 공개'는 불가하다는 게 업계의 의지다.

일반건설업체들의 단체인 대한건설협회 권홍사 회장(62, 사진)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당정이 추진하는 민간아파트 분양가 규제에 대한 평가를 하신다면.

- 그동안 계속해서 주장해 왔지만, 기본적으로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를 동시에 도입할 경우 민간업체는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이윤이 남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결과적으로 민간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면 공급이 위축될 것이며, 공급이 수요에 못미친다면 오히려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실은 무조건 당정의 입장을 반대하기 위해 엄포성으로 표현하는 게 아닙니다. 보다 현실적인 면을 고려해 달라는 겁니다.

◇그동안 민간건설업계는 분양가상한제에 적어도 대해선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요.

- 현실적인 측면과 실효성을 감안하면 분양원가 공개보다는 분양가상한제가 낫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의 민간부문 확대 시행 역시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잘못된 정책으로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권을 침해하고 제조업 등 타산업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습니다.

공급가격 면에서도 채권입찰제가 동반되는 한 반드시 분양가를 낮출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가격은 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고 만들어서도 안됩니다.

◇정치권에서는 '반값 아파트' 논의가 활발한데요.

- 현재로선 재원 확보가 가장 큰 문제로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공기관이 택지를 조성할 때 기반시설을 넣지 않고 용적율을 500~600%까지 높이면 가능하겠죠, 그러나 주거환경 악화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쳐 실행에 옮기기 어려울 것입니다.

올해 대한주택공사가 '반값 아파트' 시범사업을 하기로 했지만, 10개 단지만 만들어도 주공은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을 겁니다.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반값 아파트'가 나오면 사업하는 것보다 차라리 그런 집을 사러다니는 게 낫습니다.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당장 효과를 보려면 '마약'과 같은 극단적인 처방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정책은 중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정부가 땅을 10년내지 20년 만기 형태로 최소 금리를 보장해주는 채권을 발행, 이를 매입하고 개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협의에 의한 매수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권리 침해)도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그린벨트 등을 채권으로 매입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 경우 후손들이라도 덕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 상황에서 정부나 정치권에 대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지금 세계는 '민생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지나치게 '부동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일이지만, 차라리 무관심했더라면 시장은 안정됐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너무 깊이 관여하고 관심을 둔 것이 오히려 시장을 망쳐놓았습니다.

따라서 정부나 정치권에 제안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국민 대토론'을 하자는 것입니다. 정부와 정치권, 업계, 학·연구계, 시민단체, 국민들이 모두 참여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았으면 합니다. 물론 분양가 규제에 대한 문제도 이를 통해서 충분히 검증하고 논의한 후 결정했으면 합니다.

◇지난해 지방주택시장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지방주택경기를 활성화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지역 맞춤형 부동산 대책이 필요합니다. 행정도시 등은 제외하고 지방 주택시장은 투기우려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전향적으로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 해제가 요망됩니다.

수급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규제도 따라줘야 합니다. 지방은 일부지역의 공급과잉 등으로 미분양, 미입주 물량이 증가해 주택업체의 도산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친환경 미니신도시와 주택세제 완화 등을 개선하는 방안도 있어야 합니다.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시급히 요구되는 과제는.

- 소규모 제정사업의 무분별한 BTL 전환, 공공건설 투자의 감소로 인한 수주물량 급감, 개발사업의 대형화로 지방 중소기업들이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를 위해 SOC 예산 등 공공건설투자 확대를 비롯해 BTL 사업 중 50억원 미만 소규모 학교시설 공사의 재정 발주 지원, 혁신도시 개발사업에 지역중소업체의 실질적 참여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합니다.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해당 지역건설업체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 등 제도적 장치도 요구됩니다.

◇지난해 해외건설사업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올해도 전망치가 상당히 높은데요.

- 지난 2006년에는 국내 업체들이 165억 달러를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공사를 수주했습니다. 올해도 180억 달러 이상의 수주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외에 국내 건설산업의 선진화와 체질 강화가 절실합니다.

◇건설 60주년을 맞아 건설협회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요.

- 무엇보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건설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미지 개선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할 방침입니다.

대표적으로 윤리경영 실천입니다. 부정·부패를 유발하는 각종 건설행정과 건설제도 개선, 윤리경영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나눔경영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설단체총연합회를 중심으로 각 건설업체와 단체들이 참여해 지난해부터 '사랑의 집짓기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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