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림, 2010년 세계 톱 10 진입

희림, 2010년 세계 톱 10 진입

정리=김정태기자, 사진=홍기원 기자
2008.01.17 08:22

[머투초대석]희림종합건축사무소 정영균 대표...성장동력은 해외진출

건축설계업계 국내 1위인희림(4,185원 ▲45 +1.09%)종합건축설계사무소(이하 희림)는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이 2133억원으로 전년(1456억원) 대비 46.5% 늘어났다.

희림의 이같은 기록적인 수주증가세는 국내외 건축설계시장에서 연이은 계약체결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희림은 국내 건축설계시장은 물론 아제르바이잔, 예멘, 지부티, 시리아,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도 잇따라 고부가가치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이같은 눈부신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유럽 유력 종합건축잡지로부터 아시아ㆍ태평양 2위 건축설계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희림의 정영균대표는 오는 2010년 세계 톱 10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어떤 성장동력을 갖고 있는지, 아울러 국내 건축설계시장에 대한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방형국 건설부동산부 부장>

- 희림의 지난해와 올해 실적은 어떻게 예상합니까.

▶정확한 집계는 결산공고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20%늘어난 1200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해외 매출실적이 더욱 크게 늘어 1700억원 달성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유럽매체로부터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건축설계업체 2위로 선정됐다고 하는데 어떤 기준인가요?

▶매출과 수주금액 기준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건축설계 업체 중 일본 니켄세케이(Nikken Sekkei)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 건축설계업계의 경사인데 의미와 소감을 말씀해주십시요.

▶일본, 홍콩, 중국 등이 우리와의 경쟁상대인데 이들을 따돌리고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건축설계수준도 국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은 셈이죠. 3년 뒤에는 희림이 세계 톱10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축 시공이 하드웨어라면 디자인이 소프트웨어라고 볼수 있는데요. 건축설계도 차별화를 위해선 명품디자인을 추구하는 방향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명품설계디자인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젠의 7성급호텔과 국영석유공사 본사사옥 등 중동지역에서 잇따라 수주한 것도 우리의 경쟁력을 인정해주니까 가능한 것입니다.

-국내 대학의 건축관련 디자인 수준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지금은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디자인이 공과대의 한 프로그램에 속해 있었고 주 30시간 수업이 주어지는 미국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4년제에서 5년제 대학이 늘어나고 건축대학원도 생겨 전문성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국내에서 디자인된 건축외관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는데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국내 디자이너의 역량이 부족하다기 보다는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외국사에게 맡긴 경우 공사비, 기간 등의 제약조건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설계업체에게는 제대로된 대우를 해주지 않고 제약조건를 내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공정한 경쟁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두바이에서와 같은 상상력이 뛰어난 건축디자인이 우리나라에서는 안되는 이유가 뭘까요. 단지 규제 때문에 그런 걸까요.

▶ 백남준 미술관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유럽의 젊은 건축디자이너를 당선시켰는데 그쪽에서 생각하는 설계비와 공사비가 발주기관과 큰 괴리가 있어 결국 국내 설계사에 다시 맡겨진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 두바이는 사막의 도시였고 '볼거리'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죠. 하지만 두바이정부가 도시를 활성화하기 위해 건축물을 하나의 문화컨셉트로 정하고 엄청난 투자와 지원을 한 것이 오늘날의 두바이인 것입니다. 바로 그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서울시가 동대문구장을 허물고 건립하는 건축물을 이라크 출신의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를 맡아 화제였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알기로는 공사비와 설계비가 안 맞아 양측이 많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독창적인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을 줘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시말하지만 훌륭한 건축설계작품은 창작기간과 건축가에 대한 대우 그리고 비용지불 등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겠다는 인식이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봅니다.

서울시도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설계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흡하다고 봅니다. 해외에서 일하다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 더 강합니다.

↑희림이 지난해 설계수주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33층짜리 7성급 호텔 크레센트호텔 조감도.
↑희림이 지난해 설계수주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의 33층짜리 7성급 호텔 크레센트호텔 조감도.

-우리나라 건축물이 지나치게 상업성 위주로 설계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업계에 계신 분들도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기성세대들도 노력해야겠지만 학교교육틀 통해 건축문화에 대한 관심을 길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학교 커리큘럼에 교양강좌로 건축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일부 건설사들이 강남의 고급아파트 분양을 위해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과시위주의 디자인을 내세운 경우가 있습니다. 강남 뚝섬과 해운대에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품격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싶은데요.

▶명품은 박물관과 같이 공공이 즐길수 있어야 합니다. 건설사들이 마케팅차원에서 개인성향에 맞추는 경향이 강한 양쪽 모두 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아파트설계 자체가 획일적이다보니까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데서는 긍정적이지만 고분양가를 부추긴다는 게 문제입니다.

-미국 뉴욕 맨하탄의 한 고급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스페이스마케팅과 공유시설에 녹지공간을 마련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공동주택의 웰빙트랜드를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아파트단지도 과거와 달리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과 녹지공간 등 공용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때문에 동남아와 중동에서 우리의 주거문화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가 성공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롯폰기힐스도 그렇지만 인근에 조성된 미드타운플라자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드타운플라자는 최근에 지어진 좀 더 고급스러운 복합단지로 주거단지, 호텔, 쇼핑몰, 갤러리, 박물관 등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미드타워 내에는 잘 꾸며진 정원과 넓은 커피숍도 있어 단순히 돈만 쓰게 하는 게 아니라 편안히 감상하고 즐기는 있는 공간이 많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건물 외관디자인을 중요시하면서 허가기준이 까다로워졌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서울시가 과거보다는 건물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깊게 하고 있고 정부나 다른 지자체보다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고무적입니다. 다만 충분한 예산과 시간을 제공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이 국제적 추세에 따라 일원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국제적인 추세라고 말하는 것은 건설사만의 논리일 뿐입니다. 제가 해외시장을 많이 돌아다 보지만 건설사가 설계, 엔지니어링, 시공가 다 맡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건설분야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경쟁력도 있고 국제적 추세입니다. 개인적 사견입니다만 파이낸싱도 건설사에 의해 주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업다각화 계획이 있습니까.

▶해외진출이 사업다각화이면서 희림의 성장동력입니다. 6,7년 전부터 베트남 하노이에 진출하기 시작해 중동 두바이, 아제르바이젠, 예멘 등에서 300억원대 이상을 수주를 했고 앞으로도 많은 프로젝트가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도시개발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규모가 커 부가가치가 높고 수주가 연계되기 때문입니다. 예멘과 지부티의 신도시개발사업은 서울시의 2배가 넘습니다. 설계수주를 했지만 건자재와 시공까지 한국업체에게 맡기겠다는 요청이 있어 한국건설업체의 진출효과까지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젠 바쿠시 수주 건 이외에도 주변 도시의 개발사업이 많아 부가창출될 기회가 많습니다.

-희림의 현 주가에 대한 평가와 주가관리계획이 있습니까.

▶회사의 실적과 내용으로 볼때는 저평가 돼 있다고 봅니다. 거래량이 적어 1000원에서 500원으로 오는 2월 말 액면분할해 유동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지난 2000년 코스닥에 등록돼 있었지만 회사 홍보에는 미흡했던 게 사실입니다. 회사가 꾸준히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IR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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