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정책 '타이밍'

[기자수첩]부동산 정책 '타이밍'

송복규 기자
2008.06.04 09:03

한 대학교수가 혀를 끌끌 찬다. 그는 "새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100일이 지나도록 큰 틀 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한 건설사 직원이 한숨을 쉰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미분양아파트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게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한 주택보유자가 가슴을 친다. 그는 "세금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이명박 대통령 말만 믿었는데 세금은 도대체 언제부터 깎아주는거냐"고 반문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해말과 올초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에 잔뜩 들떴던 부동산 시장은 완전히 풀이 죽었다. 참여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에 질린 국민들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새로운 시도는 없었다. 곳곳에서 실망 섞인 목소리가 나올만도하다.

이명박 정부는 참여정부와 차별화되는 '친시장정책'을 외치고 있지만 달라진 건 거의 없다. 연 50만가구 공급, 지방 투기지역 해제 등 계획이 발표됐지만 참여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의 연장일 뿐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평가다. 유일한 공약 추진사항인 신혼부부주택은 당초 계획보다 공급량이 크게 감소한데다 형평성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세제·재건축 규제 완화 요구에 정부는 "올해는 규제 완화 계획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참여정부를 다시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너무 성급한 평가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순탄할 것 같았던 새 정부의 초행길이 가시밭길로 변한 건 '타이밍'을 놓쳐서다. 정부는 굵직한 정책 수행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해야 할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은 언제 시행될지 모를 새 부동산 정책에 몇달째 촉각을 세우고 있다. 새 부동산 정책 로드맵 마련,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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